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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힘이 들 땐 하늘을 봐"…백혈병 동료돕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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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직원 자발적 모금…"다시 밝게 일하고 노래 부르길"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번 소리를 질러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달아날 수 있게."

지난 16일 낮 경남 김해시청 앞 야외무대에서는 눈길을 끄는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를 펼친 이들은 창단 15년 역사를 간직한, 시청 직원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 '푸른 솔'의 공연이었다.

무대 뒤에 내걸린 플래카드에는 '민욱아 힘내'라는 글이 적혔다.

연합뉴스

김해시청 그룹사운드 푸른솔 야외공연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지난 16일 낮 경남 김해시청 앞 야외무대에서 시청 직원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 '푸른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17.6.19 choi21@yna.co.kr



여성가족과에서 근무했던 서민욱(36)씨는 이 그룹사운드 보컬(노래를 부르는 역할)로 활동했다.

서씨는 이날 무대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올해 초 백혈병으로 투병 생활에 들어가면서 동료들과 정든 무대를 떠났다.

서씨는 20살 때 백혈병을 앓았다가 치료를 끝낸 후 2013년 말 공무원에 임용됐다.

하지만 그에게 백혈병이 다시 찾아왔고 척추로까지 전이되면서 고통은 더 심했다.

병마와 싸우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하지만 계속된 수술과 길어진 투병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동료 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이달부터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직원들은 늘 밝게 일하면서 무대에서 열창하던 서 씨 모습을 그리워했다.

모금운동에 불이 붙었고 현재 2천만원가량이 모였다.

조창종 전국공무원노조 김해시지부장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직원이 동료애를 발휘해줘 가슴 뭉클하다"고 말했다.

모금액은 김해생명나눔재단에 전달하고 재단측은 기부금 전액을 서씨 치료비에 보태기로 했다.

작은 음악회는 서씨가 보컬로 활동했던 멤버들이 따뜻한 동료애를 보여준 직원들을 위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시 직원 100여 명은 이날 공연을 즐긴 후 함께 마음을 모아 "민욱아 힘내"라며 큰 소리로 응원했다.

그룹사운드 푸른솔 조용민 회장은 "민욱이가 빨리 완쾌해 예전처럼 즐겁게 일하면서 무대에서 열창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룹사운드 푸른솔 공연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시청 직원들이 2002년 5월 결성한 그룹사운드 '푸른솔'이 2015년 12월 20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맨 앞에서 노래하는 보컬 서민욱 씨. 2017.6.19 [푸른솔 제공=연합뉴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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