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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警, 폭발물 테러 연세대 대학원생에 구속영장 신청…"도주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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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살인미수 적용 안 해…내일 영장실질심사 열릴듯

"러시아 지하철 폭탄 테러 보고 범행 결심"

살해 의도 없이 상해만 입힐 목적 진술하기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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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김보영 기자] 학과 교수의 연구실에 사제폭탄을 설치해 교수를 다치게 한 연세대 대학원생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4일 오후 10시 30분쯤 “폭발물 사용 혐의로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2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며 “범죄 혐의가 상당하고 (하숙집에 있기 때문에)주거가 부정하며 도망할 염려 등이 인정된다”고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79호 같은 학과 김모(46) 교수의 연구실 문 손잡이에 나사못과 폭발촉매가 채워진 사제폭발물을 놓고 간 뒤 김 교수가 폭발물이 든 상자를 열어 목과 팔 등에 1~2도 화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에게 상해나 살인미수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사용 혐의를 적용하면 이들 혐의는 흡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범행 12시간 만인 전날 오후 8시 23분쯤 긴급체포된 김씨는 이날 새벽까지 심야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2차 조사를 이어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4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탄 테러 뉴스를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며 “김 교수에게 상해만 입힐 목적이었지 살해할 의도까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달 말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뒤 폭발물 제작에 착수해 지난 10일 자신의 하숙집에서 사제폭탄을 완성했다.

김씨가 제작한 사제폭탄은 커피 텀블러 안에 나사와 못 수십 개와 함께 화약이 채워진 형태다. 텀블러에 든 폭발물은 건전지를 이용한 기폭장치와 연결돼 있었으며 폭발과 함께 나사가 사방으로 튀어나올 수 있게 설계돼 있었다. 지난달 말 영국 맨체스터 콘서트장에서 발생한 자폭테러 및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테러를 위해 자주 사용한 ‘네일 밤(Nail Bomb)’이라는 사제폭탄과 흡사한 구조를 지녔다.

김씨는 이에 대해 “폭발물은 평소 지니고 있던 과학지식을 이용해 직접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김씨가 실제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 폭탄 제조법을 참고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자 김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의뢰해둔 상태다.

다만 그가 테러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보통 ‘테러’라고 부르는데, 김씨는 김 교수를 특정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원한 관계 등 범행 동기를 확인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씨는 범행 은폐를 위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동선을 조작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직전 새벽 학교 연구실을 들러 연구에 사용되는 3D(입체) 프린터를 가동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처음 혐의를 부인할 당시 연구를 위해 연구실을 방문했을 뿐이라며 위와 같은 알리바이를 댔고, 알리바이에 신빙성을 불어놓고자 일부러 새벽에 연구실을 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5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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