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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김종 "김기춘, 정윤회-최순실 잘 있냐 안부 물어" VS 김기춘 "착각이다"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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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전 문체부 차관, 법정 증언…崔 모른다는 김기춘 주장과 배치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법정에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순실씨와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안부를 물었다”라고 증언해 김 전 실장과 법정에서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실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14일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초쯤 김 전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체육개혁이나 승마 얘기를 하다가 ‘정윤회씨와 그 처는 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에는 ‘잘 모르겠다’고 질문을 받아넘겼다”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의 이런 증언은 최씨를 모른다고 한 김 전 실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줄곧 주장해오다 막판에 “착각했다”며 입장을 바꾼 바 있다.

그러자 김 전 실장은 김 전 차관의 증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최순실·정윤회 부부와 통화든 면담이든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며 “정유라도 이번 사건 이후 알았다. 제가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안부를 물을 일이 없는 만큼 김 전 차관이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와 김 전 실장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시기에 연락을 해와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공주승마’ 논란이 일자 최씨와 김 전 실장은 김 전 차관에게 ‘해명’과 ‘적극 대응’을 요구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 “국회나 언론에서 대통령을 향한 의혹 제기를 하면 비서실에서 해당 부처에 오해가 없도록 해명을 잘하라고 하는 것은 의례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또 대한승마협회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뀌는 문제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기로 했다. 삼성 사람이 연락할 테니 만나보라”는 말을 김 전 실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내에서 삼성이 회장사를 맡는다는 정보를 알아서 체육 담당 차관이 알면 참고가 되겠다 싶어 귀띔해 준 일이 있다”면서도 “삼성 관계자를 만나보라고 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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