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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텀블러 폭탄' 제조 대학원생, "맨체스터 테러에서 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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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폭발물 잔해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터진 ‘테러 의심’ 폭발물 잔해. 연합뉴스


연세대 교수 연구실 사제폭발물 사건의 피의자 김모(25)씨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고 사제폭탄을 제조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14일 ”김씨가 5월20일 전후해 그런 언론보도를 보고 범행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폭탄테러로 상해를 가할 수 있겠다는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김모(46) 교수 연구실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쓰인 사제폭탄을 제조한 혐의(폭발물 사용)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김 교수는 사제폭발물이 터져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김 교수 소속 학과 대학원생인 김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평소 알던 지식으로 지난 5월 말부터 폭탄 제조를 준비하기 시작해 이달 10일 완성했다고 진술했다. 제조는 주로 서대문구 연세대 인근 자신의 하숙방에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폭탄 제조법 등은 참고하지 않았고,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제조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그가 제조한 사제폭탄은 커피 텀블러 안에 작은 나사 수십개와 화약을 넣어 종이상자로 포장한 형태로, 상자 테이프를 뜯으면 기폭장치가 작동해 폭발을 일으켜 나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이슬람국가(IS) 극단주의 단체가 자주 활용하는 소위 ‘못폭탄’ 형태로, 김씨가 범행을 결심한 계기가 된 영국 맨체스터 자폭테러에서 쓰인 바 있다. 김씨는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상해만 입힐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회수한 폭발물 잔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실제 폭발했을 경우 추정되는 위력 등을 확인한 뒤 범행 목적을 규명할 계획이다. 김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김씨를 추가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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