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 교수 특정해 노린 사건, 테러 아냐"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학관에서 일어난 사제 폭탄 사건 피의자인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25)씨가 같은 날 오후 8시 20분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5월 말 뉴스에 나온 테러 사건을 보고 폭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 폭탄테러를 참고했다는 이야기다. 김씨는 지난달 말 폭탄 제조를 시작해 지난 10일 텀블러 폭탄을 완성했다. 김씨는 폭탄을 만들기 위해 공학도로서 가진 지식을 활용했을 뿐, 인터넷에 있는 제조법을 참고한 일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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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한 영국 북부 맨체스터 실외경기장 '맨체스터 아레나'에 경찰이 출동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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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터진 '테러의심' 폭발물. 2017.6.13 [독자제공=연합뉴스] |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에는 김씨가 사건 당일 새벽 2시 37분 하숙집에서 나와 학교로 향하는 모습이 잡혔다. 밤새 학교에서 범행을 고민하던 김씨는 7시 41분 배낭을 메고 김 교수 방으로 가 포장한 텀블러 폭탄을 문 앞에 내려놓았다. 밤새 연구를 하느라 학교에 나타났던 것으로 알리바이를 꾸미기 위해 연구실에 있는 3D 프린터를 작동시킨 채 집으로 돌아갔다.
폭탄 제조와 관련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폭탄용기로 쓴 텀블러는 김씨 개인 물건이 아니라 연구실에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텀블러에 미국 명문대 교표가 그려져 있어 해당 학교 졸업생이 범인일 수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 또 폭탄은 상자를 열기 위해 테이프를 뜯으면 점화되게 만들어졌다.
경찰은 "학점을 주지 않아서 앙심을 품었다" "영어 점수를 따기 위해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등 학생들 사이에 퍼진 소문은 김씨 진술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14일 오후 피해자인 김 교수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김씨의 범행동기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현·김나한 기자 lee.hyun@joongang.co.kr
이현 기자 lee.hy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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