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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연세대 사제폭발물, 교수 1명 겨냥 대량살상 기법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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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연대 공학관에서 발견된 '테러의심' 사제 폭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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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공학관에서 발견된 '테러의심' 사제 폭발물


텀블러 안 나사못 수십개···테러단체가 쓰는 '못 폭탄'

폭발 추진력으로 사방에 '금속 총알'···대량살상 목적
맨체스터, 보스턴, 벨기에 테러 때도 못 폭탄 사용돼

【서울=뉴시스】 김현섭 기자 = 13일 연세대학교에서 일어난 사제폭발물 사건은 제조기술 수준과 상관없이 '못 폭탄'을 흉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건이 발생한 연대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의 연구실인 제1공학관 479호실에서는 AA사이즈 건전지, 전선 등과 함께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텀블러가 발견됐다. 텀블러 안에는 1㎝ 남짓 길이 나사못 수십개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폭발물과 함께 수십, 수백 개의 못을 담는 방식은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이 '대량 살상'을 위해 장려하는 형태다.

폭발물 자체 위력이 세지 않아도 폭발 추진력으로 인해 못, 바늘, 면도칼 등 치명적 금속물질들을 총알 같은 속도로 비산(飛散)시켜 피해규모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2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당한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테러에서도 바로 이 못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2명이 희생된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8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던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당시에도 모두 못 폭탄이 동원됐다.

이번 연대 사건은 누군가 김 교수 연구실 문 앞에 종이상자가 담긴 쇼핑백을 놓아두는 수법을 썼다.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김 교수를 '겨냥'한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연구실은 김 교수가 혼자 쓰는 방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물 제조기술은 조악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명을 표적으로 대량 살상용 기법을 쓴 폭발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만약 범인이 의도한대로 폭발이 이뤄졌다면 어떤 참혹한 결과를 불러왔을지 모른다. 김 교수가 상자를 여는 순간 화약 연소에 그치면서 나사못이 튀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던 셈이다.

김 교수는 손, 목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제 폭발물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CCTV 추적과 피해 교수 주변 수사 등을 진행 중이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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