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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정호성 "김기춘 '멸사봉공'자세 존경 · 최순실은 '말만 번지지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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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멸사봉공(滅私奉公) 자세가 확실한 분으로 존경스럽다"고 했다.

반면 '비선실세' 최순실(61)씨에 대해선 "말만 많을 뿐 내용이 없다"며 평가절하해 주목을 끌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 당시 김 전 실장의 업무처리 방식 등에 관해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동안 여러 분들을 모시고 일해 봤지만 김 전 실장의 멸사봉공의 자세는 존경스럽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아주 명쾌하게 핵심을 잘 짚어내는 분으로, 모시기가 아주 좋았다"라며 "공직자로서의 자세 또한 매우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정 전 비서관은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김 전 실장이 지시한 ▲야간의 주간화 ▲휴일의 평일화 ▲가정의 초토화 ▲라면의 상식화 등에 대해선 "김 전 실장이 직접 제게도 말한 기억이 있다"라며 "이런 자세를 갖고 충실히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취지로 웃으면서 말했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와의 대화 녹취록을 들며 "최순씨는 말은 많은데 내용은 없다"라며 "중언부언, 중구난방으로 얘기해 의미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독신 여성이어서 개인적으로 보좌할 사람이 필요하다"라며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 온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융성 등 국정 지표를 정하고 있지 않은가"며 최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정 전 비서관은 "취임사를 논의하는 것"이라며 "최씨는 연설문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줬다"고 잘라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이나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은 아마 최씨를 100% 몰랐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최씨는 마치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해선 "100% 허구"라고 강조했다.

정 전 비서관은 "보도가 나온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정말로 다들 웃었다"라며 "정윤회씨는 손을 뗀 지 오래됐고, 보고서 내용도 육하원칙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일부 왜곡이나 확대·과장이 될 순 있겠지만 이 건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 정말 황당했다. 강하게 대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얼마나 황당했으면 박 전 대통령도 '찌라시'라고 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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