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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스타트업으로 돌아가자"…쿠팡 출신 2인자에 전권 몰아준 티켓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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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전략 부문과 영업 부문을 사실상 통합했다. 조직이 커지면서 전략 부문과 영업 부문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의사 결정이 지연될 때가 적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스타트업처럼 재빠르게 움직이자는 게 신현성 티몬 대표의 생각이다.

이번 조직 개편 과정에서 영업 부문 최고책임자였던 하성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는 퇴사했다. 전략과 기획 담당인 유한익 CBO(Chief Business Officer, 최고사업책임자)가 영업까지 책임지게 됐다. 연세대 경영학과 03학번으로 쿠팡 창림 멤버 중 한명인 유 CBO는 2012년 티몬에 입사해 지난해 8월부터 CBO를 맡고 있다.

◆ 전략·영업 충돌로 신사업 차질?…신현성 대표 “아이디어 나오면 바로 실행”

조선비즈

티켓몬스터 사옥 전경 /티몬 제공



6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중순 이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또 지난달 26일과 27일 전체 워크숍을 가졌다. 신 대표는 워크숍에서 “수년간 고속 성장하면서 기업이 커졌고, 이로 인해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조직을 개편한 것은 스타트업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의도”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또 “이제 아이디어가 나오면 무조건 실행하자”면서 “하기 싫으면 (회사를) 나가라”라는 발언까지 했다. 티몬 한 관계자는 “신 대표는 보통 온화하게 얘기하는 스타일”이라며 “워크숍 발언의 수위가 높아 놀란 직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티몬의 직원 수는 현재 1300명가량이다. 이중 개발자 등을 제외하면 본사 인력은 크게 전략과 영업 두 분야로 나뉜다. 신 대표는 전략과 영업의 잦은 충돌로 신(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티몬 한 관계자는 “아이디어가 하나 나오면 그와 관련된 보고 및 분석 작업이 다소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고 보고 경영진이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현재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트, 항공권 비교 검색, 금용상품몰 등을 주력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네일아트 서비스 ‘젤라또’를 열기도 했다. 티몬에서 이용권을 구입한 뒤 제휴 서비스업체에서 네일아트 서비스를 받는 식이다. 티몬 사이트를 플랫폼으로 다양한 상품군을 팔아 인기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경쟁사 쿠팡은 로켓배송, 위메프는 최저가를 각각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커머스 시장이 조금씩 둔화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6대 온라인몰(G마켓·11번가·옥션·쿠팡·위메프·티몬)의 전체 순 방문자 수는 8486만29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감소했다.

◆ 전권 쥔 쿠팡 출신 30대 CBO…슈퍼마트로 실력 인정받아

조선비즈

유한익 CBO /티몬 제공




유 CBO는 졸업 후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하다 2010년 김범석 대표와 함께 쿠팡(옛 포워드벤처스)을 창업했다. 당시 창립 멤버 6명 중 한명이다. 그는 2011년 9월 한 증권사 주최 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쿠팡을 2013년까지 나스닥에 상장시키겠다”고 발언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해 말 쿠팡에서 퇴사했고, 이듬해인 2012년 초 미국 소셜커머스 리빙소셜 동아시아 전략 책임자로 옮겼다. 당시 리빙소셜은 티몬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유 CBO는 그해 말부터 티몬에서 일하게 됐다. 그러나 리빙소셜은 경영난으로 2013년 티몬을 경쟁사 그루폰에 매각했고, 그루폰은 2015년 티몬을 다시 신 대표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팔았다.

유 CBO는 아이디어가 많은 스타일로 알려졌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슈퍼마트 또한 유 CBO가 만들었다. 업계에선 유 CBO가 영업까지 담당하게 된 만큼, 신규 사업이 연달아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많은 인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컨설턴트 출신이라 실제 유통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티몬 한 관계자는 “유 CBO는 슈퍼마트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면서 “당장 신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 중 일부를 정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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