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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재계, “건전한 협력사 양성 통해 대기업 집중 현상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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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송종호·문지훈·윤정훈 기자 = 새 정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경제정책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들이 상생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진행해온 협력사 지원정책의 진행결과를 검토·보완하는 한편 2차 이하 협력사들로 지원대상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4대그룹 고위임원은 25일 "새 정부 출범과 상관없이 그동안 진행한 상생경영 성과를 되짚어보고 미비점을 보완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협력사들은 기술, 자금 못지않게 인재를 필요로 한다"며 " 대기업들이 이런 것들을 지원하면 협력사들이 힘을 키울 수 있고 이러한 힘이 모여 한국의 산업이 더욱 튼튼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당장 시행을 결정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좋은 취지지만 기업들이 이를 모두 수용하기엔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자칫 대기업 입사 쏠림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2차 협력사까지 지원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마련,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1차 협력사 협의체인 협성회와 2차 협력사 협의체인 수탁기업협의회 간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어음으로 대금을 지급받는 2차 협력사들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듣고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들에 2005년부터 물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2011년부터 지급 횟수도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했다. 2013년부터는 거래 마감 후 1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아울러 2차 협력사가 안정적으로 물품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2015년 4월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상생결제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1차 협력사가 대기업으로부터 납품대금을 받는 시점에 2차 협력사에 지급할 대금을 예치계좌에 입금, 필요할 경우 2차 협력사가 대기업의 신용도로 낮은 금리에 현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주은기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물품 대금 현금 결제의 물꼬를 터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SK·LG, 다양한 지원책 시행 중

현대자동차그룹은 2006년 5월부터 연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납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특히 수출용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는 월 1회 현금으로 지급한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직·간접적으로 연간 1조4000억원가량의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자금 지원 내역은 △협력사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상생운영자금대출 1772억원 △1, 2차 협력사의 품질개선과 생산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펀드 2571억원 △협력사 금형 및 설비를 담보로 생산운영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상생금형설비펀드 750억원 △현대차그룹 납품정보 제공을 기초로 대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 827억원 △협력사의 부품 수출소요자금을 지원하는 수출입은행 상생발전 프로그램 7000억원 등이다.

SK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하청업체나 협력체 직원 5000여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는 등 2차 이하 협력사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협력사를 대상으로 항시 현금결제 제도를 도입했으며, 2009년에는 협력사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해 동반성장펀드도 조성해 운영 중이다. 펀드 규모는 4000억원대이며, 협력사에 대한 직접 투자를 위한 동반성장사모투자펀드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LG그룹은 ‘상생결제시스템’에 보다 많은 1차 협력회사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해 이를 통한 결제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상생결제시스템은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지급하는 물품대금을 대기업 신용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 적은 수수료로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이다.

또 1차 협력회사들이 2차 협력회사들과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하는 1차 협력회사에 거래물량 확대 등의 실질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포스코·GS 등 상생경영 실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추진해 온 포스코는 2005년 중소기업 지원 전담 조직을 신설 운영 중이다. 현재 포스코 고유의 브랜드 프로그램, 금융지원, 기술협력, 파트너십 강화, 컨설팅 및 교육, 일자리 창출·소통 강화 등 총 6개 카테고리의 32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경영 전 부문에 걸쳐 체계적인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거래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중소기업으로 등록된 모든 공급사의 결제 금액을 규모에 상관없이 납품 후 3영업일 이내 주 2회 조건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자금 소요가 집중되는 명절에는 명절 1주일 전부터 매일 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동반성장을 기반으로 한 상생경영을 각 계열사별로 폭넓게 시행하고 있다. '협력사 공정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품질 및 공정개선을 위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는 향후 공정개선 대상 협력사 범위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 제조원가 및 품질 경쟁력의 기초인 공급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GS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GS칼텍스를 통해 상생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협력사가 세금계산서를 보내오면 1주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협력사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계약 고객에게 선급금 지원, 중소 협력사에 기술개발 지원, 교육 및 훈련 지원 등으로 상생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채명석 oricm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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