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디디에 리베 글·장 바티스트 부르주아 그림, 김주경 옮김/이마주·9500원
거실에서 축구를 하던 클로비는 실수로 엄마가 아끼는 하마 모양의 도자기를 깨버린다. 잘못을 감추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클로비는 도자기 조각들을 흰 손수건에 감싸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그랬더니 이럴 수가, 깨어진 파란색 도자기 조각들이 마치 원래 있던 무늬인 양 모두 손수건에 스며든 것이 아닌가! 먹기 싫은 껍질콩을 부모님 몰래 손수건에 담았더니, 녹색의 껍질콩 역시 손수건에 무늬처럼 스며들었다. 신이 난 클로비는 온갖 거짓말들을 손수건에 담기 시작한다. 시험지 위의 나쁜 점수도, 실수로 고장낸 할머니의 선풍기도, 몰래 베껴 쓴 아빠의 서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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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거짓말들이 손수건에 스며들수록 손수건의 무늬는 형형색색 알록달록해지고, 손수건은 점차 스카프로, 목도리로, 거대한 천으로 그 크기가 커져만 간다. 손수건은 클로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큰 괴물 ‘포포피포’가 되어, 어디든 클로비를 따라다니며 휘감고 괴롭힌다. 견딜 수 없게 된 클로비는 화가 나서 소리친다. “너 때문에 숨막혀. 내가 거짓말한 거 다 털어놓고 썩 꺼지란 말이야!” 클로비가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하나씩 털어놓을 때마다 포포피포는 점점 작아진다. 포포피포는 마침내 처음의 흰 손수건으로 돌아가고, 그 아래에는 하마 도자기의 조각들이 남았다. 클로비는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여 엄마에게 돌려주며 거짓말을 고백한다.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계속되면 내 마음을 괴롭히는 괴물이 된다. 진짜 내 마음의 주인이 되려면 솔직히 털어놓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나아가 지은이는 “거짓말의 재미난 점, ‘창의성’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세상에 없는 일을 만들어 이야기하곤 하는데, 부모는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줘야 한다는 것. 알록달록 매혹적인 포포피포의 모습은 거짓말 속에 담긴 아이의 재미난 상상력을 보여준다. 초등 1~6학년.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이마주 제공.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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