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서만 9조 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 증시 전체 배당금의 41%에 달하는 수치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결산법인 중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1019개 사로 전년 대비 49곳이 증가했고, 배당금 총액은 8조7923억 원으로 1조4004억 원(18.9%) 늘었다.
전체 실질주주에게 지급된 총 배당금은 전년 대비 1조9772억 원(10.2%) 증가한 21조4354억 원을 기록해, 사실상 배당금 증가분의 대부분이 외국인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실질주주 배당금은 8조64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3751억 원(18.9%), 코스닥시장은 1443억 원으로 253억 원(21.3%) 각각 증가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실질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 규모가 전년 대비 10.2%, 코스닥시장의 전체 실질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 규모가 9.2% 각각 증가한 것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규모다.
실질주주 총 배당금 중 외국인 실질주주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1.0%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은 42.8%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코스닥시장은 11.9%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각각 늘었다.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준 회사는 삼성전자로, 총 2조3906억 원을 지급했다. 전년(1조7961억 원)보다 33.1% 늘어난 규모다. 이어 S-OIL이 4923억 원, 신한금융지주회사가 4612억 원, 현대자동차가 4210억 원, 한국전력공사가 3907억 원을 외국인에게 배당했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실질주주 배당금 상위 10개사가 이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5조5226억 원이다. 2016년 12월 결산법인 전체 배당금의 약 4분의 1(25.8%)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업들의 배당 규모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소득 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 유도 정책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배당 확대가 외국인 투자자의 배만 부르게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량 대기업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여전히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저배당은 취약한 지배구조와 더불어 우리 증시의 주된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피가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찾기 위해서라도 배당 확대는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유혜은 기자(eun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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