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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IS를 추종하는 테러단체 소탕을 내세워 계엄령을 선포한데 이어 영장 없이 테러 용의자를 체포·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2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민다나오 섬에서 인신보호영장제도의 시행을 중단하는 헌법상의 긴급조치 권한을 행사했다.
인신보호영장제도는 법원이 피구금자의 석방을 명령할 수 있는 헌법상의 구제 수단이다. 이 제도의 효력이 중지됨에 따라 경찰이 테러 용의자를 영장없이 체포, 구금해도 사법부가 막지 못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섬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수색하며 영장 없이 체포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IS를 추종하는 무장반군 마우테는 지난 23일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에서 주요 시설물을 점거하고 성당, 학교 등을 불태우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인구 2000만명의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마라위 시에서는 교전 과정에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다쳤다. 이중 사망자는 정부군 5명, 경찰 2명, 아무에 무장대원 13명이다. 주민 수천명도 대피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전날 오후 귀국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선포한 계엄령을 전국에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중에 “민다나오 섬 계엄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의 계엄령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나는 가혹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해 1986년 ‘피플파워’ 혁명으로 사퇴할 때까지 수만 명이 투옥되고 실종되는 인권 유린이 벌어졌다.
야권에서는 무장반군의 마라위 시 공격을 놓고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입장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테러 위협을 내세워 전국에 계엄령을 발동해 군사력을 치안 유지에 투입하고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면 야권과 인권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외교부는 당분간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의 치안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해 카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에 한시적(60일간)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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