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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IS 활개 위기의 필리핀…계엄령 전국 확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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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세력인 마우테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를 점령한 이후 이곳 주민 수천 명이 탈출하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방문 중 급거 귀국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 일대에 내려진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25일 필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실상 마우테가 점령한 마라위시에서는 현지 주민 수천 명의 탈출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혼돈 상태를 겪고 있다.

마우테가 점령한 학교 병원 관공서 등에는 IS의 검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전언이다. 민다나오 무슬림 자치구 관계자는 "테러 집단을 피해 떠나려는 사람들로 인해 마라위시는 유령도시가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군은 마라위시를 포위하고 반군과 교전 중인데 이날까지 양측을 합해 21명이 죽고 31명이 부상당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군이 마우테가 점거한 빌딩을 탈환하면서 억류된 민간인 100여 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계엄령을 필리핀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가운데 60일로 한정된 계엄령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섬 일대에만 계엄령을 발효했고, 테러 용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해군을 동원해 민다나오섬 전체를 봉쇄하는 동시에,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세부가 있는 비사야스섬과의 길목을 막게 했다. 반군들이 다른 섬으로 세를 확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현재 1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 사태 진압에 나서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군병력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필리핀 야권과 인권단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확대 가능성과 영장 없이 체포·구금이 가능한 것에 대해 인권침해와 권력남용 우려를 제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25일 필리핀 민다나오 일부 지역에 60일간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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