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마을 주민 100원 내면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이동
이낙연 총리 후보자, 전남에 도입…문 대통령 확대 공약
“100원만 내면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는 택시를 도입하겠습니다. 전라남도에서 이낙연 지사님이 실시하고 있는데 정말 지역의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하십니다. 이것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지난달 18일 대통령 선거 유세차 전북 전주시 덕진노인복지회관에 들러 노인들을 만난 문재인 당시 후보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100원 택시’ 제도를 치켜세운 뒤 ‘전국 확대’를 약속했다. ‘100원 택시’ 공약이 우리나라 행정부 ‘넘버1’과 ‘넘버2’의 합작품 형태로 추진될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100원 택시’ 도입을 통해 농어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교통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공약은 문 대통령 공약집의 농산어촌 분야 공약의 상위(4번) 항목으로 올라 있다.
사실상 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공동작품이 될 ‘100원 택시 전국 확대’ 공약은 과연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100원 택시’는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실시된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농산어촌 분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주무부처에서 주요 과제로 여기고 적극적인 검토에 나섰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원 문제나 전국 농산어촌의 지역 상황 등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검토 단계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핵심은 예산이다. 선거기간 동안 문 대통령 캠프에서는 전남도가 지난해 ‘100원 택시’ 정책에 27억80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 것을 바탕으로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최소한 10배 수준인 300억~400억원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교통전문가인 김명수 한밭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00원 택시’는 오지마을 등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받고 택시를 운행한 뒤 차액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충남 아산·서천 등 일부 기초지자체가 2012~2013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은 이후 이 후보자가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전남도 내 645개 마을 39만명이 ‘100원 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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