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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후반인 2011년 이후 매년 호전되던 지니계수, 소득 5분위 배율, 상대 빈곤율 등 소득분배지표들이 지난해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 증가가 정체된 가운데 조선업 구조조정, 탄핵 정국, 김영란법 등 불경기의 충격이 고스란히 저소득층에만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통계청은 2인 이상 가구에 1인 가구, 농어가까지 합친 '2016년 소득분배지표'를 발표하며 지난해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0.009 증가한 0.3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1년 0.311에서 2012년 0.307, 2013년 0.302, 2015년 0.295로 점차 개선되다가 지난해 다시 악화됐다. 연령별로는 은퇴 연령층(66세 이상) 지니계수가 0.387로 18~65세 근로 연령층(0.279)보다 불평등도가 컸다.
김정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이날 "기초노령연금 확대 실시에 따라 2015년까지는 지표가 좋아졌지만 (추가적인 복지정책이 없어) 그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많이 줄어들면서 소득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나타나 전반적인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을 합쳐 가구소득(시장소득)을 계산한다. 시장소득에 정부가 지급하는 공적연금 등 정책 보조로 인한 수입이 합쳐진 최종 소득이 처분가능소득이다.
상위 20% 계층 소득에서 하위 20% 계층 소득을 나눠 계산하는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기준 5.45배로 집계돼 전년 5.11배에 비해 0.34배 증가하면서 악화됐다.
연령별로는 66세 이상 노인층의 5분위 배율이 0.34배 증가한 7.86배에 달해 가장 악화됐다. 근로 연령층 또한 4.48배로 전년 대비 0.20배 증가했다. 시장소득 기준 은퇴 연령층의 소득 5분위 배율은 2015년 59.92배에서 2016년 68.13배로 훌쩍 뛰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소득이 많은 5분위(상위 20%) 소득이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도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양극화가 확대됐다. 은퇴 연령층의 1분위 월평균 소득은 2012년 25만3000원에서 2015년 37만7000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36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66세 이상 5분위 월평균 소득이 2012년 282만2000원에서 2014년 271만9000원으로 감소했다가 2015년 283만8000원, 2016년 285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근로 연령층에서도 5분위 월평균 소득은 40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증가했지만 1분위 소득은 95만6000원에서 94만2000원으로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5세를 은퇴 연령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은퇴 이후 72~73세까지 임시일용직으로 일감을 찾는 노인분들이 많다"며 "연금제도가 성숙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불경기로 임시일용직이 감소하고 자영업 경쟁 증가로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한 점 등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위소득 50%를 기준으로 한 상대적 빈곤율도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기준 14.7%로 집계돼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국내 인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제일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이다. 근로 연령층 상대적 빈곤율이 전년 대비 0.5%포인트 증가한 9%로 집계됐고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0.5%포인트 증가한 47.7%로 집계됐다. 은퇴 연령층에서 정부정책 효과를 뺀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66.5%에 달한다.
한편 기재부는 적극적 거시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준비된 창업 유도 등으로 소득창출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노후소득 보장 강화 등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와 격차 해소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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