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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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5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된 뒤 11개월째 제자리에 머무르게 됐다. 특히 수출 호조 등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예상 밖의 높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2.6%에서 추가로 상향할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대내외 여건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해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없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는데 현재 여러 경제 여건을 고려해보면 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 2.6%에서 좀 더 높일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민간소비 증가세는 미흡하지만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설비·건설투자도 양호한 상태"라면서 "여러 지표를 봤을 때 7월 경제전망에서 당초 전망보다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4월 경제 전망 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올린 것은 2014년 3월 이후 3년 만으로 또다시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 총재는 문재인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방향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온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의 추가적 완화 여지가 제약될 수밖에 없다"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금처럼 저금리, 저물가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제 견해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정정책은 일자리 창출 등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미시적 정책으로 유효성이 높다"며 새 정부 일자리 추경 방안에도 힘을 실었다.
최근 1360조원에 다다른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1분기 가계대출이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에서도 증가 규모가 다소 꺾인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가계부채가 계속 둔화될지 여부는 확언하기 이르다"면서 "예년의 증가 규모에 견줘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증가세가 꺾였다고 평가한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제2금융권 대출심사 강화로 '풍선효과'에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 대해서는 "미 FRB의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법을 통해 추진되어 왔고, 이미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정도는 채권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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