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보유채권 축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리 인상이라는 '통화 긴축'에 이어 '양적 긴축'을 올해 말께 단행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진 것이다.
24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에 곧 적절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당초 기대치에 부합하면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곧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83.1%를 기록했다. 지난 25년간 32차례 금리 인상 가운데 1994년의 2차례를 제외하면 선물시장의 금리 인상 확률이 70%를 육박할 때 연준이 인상을 결정했다. 현재 시장이 갖고 있는 금리 인상 기대감을 감안하면 6월에 금리를 올리는 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연준은 이달 FOMC 회의에서 미 국채 등 보유자산 축소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재투자 제한 금액을 처음에는 적게 잡아놓고 분기마다 한 번씩 재조정하면서 투자 제한 폭을 점차 키우는 방안이 논의됐는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탄핵 리스크로 인해 미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한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10개월 만에 재역전됐다. 24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트럼프에 대한 불확실성 영향으로 전일 대비 0.038%포인트 하락하며 2.245%로 마감했다.
다음날인 25일 한국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미 국채 금리 하락세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23%포인트 하락한 2.269%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미 10년물 국채 금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반면 한국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국채 금리가 한국을 추월했지만 올해 4월 중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의 장기물 국채 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음달 예정된 미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미 국채 금리가 다시 한국 국채 금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기 모멘텀이 미국보다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결과"라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리와 환율, 글로벌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화채를 매입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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