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영국 런던을 거쳐 뉴질랜드로 가 한동안 머물 계획이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출국 전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잊힐 권리를 부탁한 처지에 인터뷰에 응하는 건 민망한 일”이라며 “곧 출국한다. 더 비우고 더 깨닫고 오는 혼자만의 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항 오는 길, 따가운 여름 햇살조차 시원하기는 처음이다.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이라는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 시는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앞서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6일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분(문 대통령)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며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고 했다.
양 전 비서관은 "정권 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이라는 건 괴로운 공격이었다"며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했다. 그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니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 문 대통령을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5일 청와대 관저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하며 백의종군 의지를 밝혔고, 문 대통령은 눈물을 보이며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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