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아빠 가운데 자녀의 입학식에 참석한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죠.
우리나라의 육아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최근 CJ와 롯데 등 대기업들이 남성 육아 휴직을 늘리는 등 유연한 근무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부 이하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CJ 그룹 이재현 회장이 지난주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주목받았는데요.
복귀하자마자 기업 문화 혁신안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7일, 이재현 회장이 4년 만에 경영 복귀를 선언하면서 어디에 얼마를 투자할까 이런 부분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투자 계획이 아닌 경영 혁신 방안이 먼저 나왔습니다.
[앵커]
경영 혁신안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이 일과 가정의 양립 방안이죠?
[기자]
맞습니다.
워킹맘들이 일을 그만둬야 하나 가장 고민할 때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룹에서 내놓은 것이 '자녀 입학 돌봄 휴가' 제도입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2주 동안은 유급으로 쉬고, 희망자에 한해서 무급 휴가 2주가 추가돼 최대 한 달 동안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엄마든 아빠든 상관 없습니까?
[기자]
그 부분이 눈길을 끌죠, 엄마가 바쁘면 아빠가 한 달 동안 휴가를 내고 아이 입학식과 학부모 설명회에 갈 수 있습니다.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신설됩니다.
갑자기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눈치 보지 않고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고요.
하루 8시간 근무를 바탕으로 출퇴근 시간을 개인별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시행됩니다.
[앵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거 같은데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도 변경된다고요?
[기자]
아빠가 출산을 하지는 않지만, 출산한 아내 옆에 서 도와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 법에는 배우자 출산 휴가 5일이 있습니다.
유급 3일, 무급 2일인데, CJ그룹은 유급 2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기업 문화를 개선하는 움직임이 다른 기업들에서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가정 친화적인 문화는 롯데그룹에서 한발 먼저 시작됐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부터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남성 임직원은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소 한 달 이상 의무적으로 휴직하는데, 중요한 건 한 달 동안 쉬더라도 급여가 깎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롯데 백화점은 임신 근로자 단축 근로 확대, 자녀 입학 돌봄휴직, 수능 D-100일 휴직제도 등을 일찍이, 지난 2014년부터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러한 움직임이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역으로 질문을 하나 드리죠, 사용자 입장에서 직원들이 휴직을 많이 한다면 좋을까요?
네, 사실 휴직제도를 늘려주는 것이 지금까지는 회사가 직원을 배려한다는 차원이었죠.
그만큼 인력이 줄어드는 것이니까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직원들을 위한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졌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휴직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주근 / CEO 스코어 대표 : 최근의 산업 추세인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이나 디바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사고나 휴머니즘이 관건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들의 양성평등 정책의 도입과 실천은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가장 기본적인 준비가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이죠.
이제는 사무실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다고 일을 잘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겁니다.
또, 다양성, 개방성, 창의력 등이 앞으로 중요한 발전 동력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거죠.
앞서 말씀드린 CJ나 롯데의 경우 여성 직원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2016년 말 기준 30대 그룹의 여성 비중은 23% 정도인데요.
롯데 46% 이상, CJ가 32% 정도로 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보통 여성들이 입사해서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면 10년 차 정도가 되는데요,
회사 업무에 익숙해진 10년 차 직원들이 대거 그만둔다면 회사로서도 자산을 잃는 셈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서 아빠들도 당당히 휴가 내서 자녀 입학식에 가고, 엄마들은 아이가 아프면 회사 눈치 안 보고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이하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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