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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문 대통령 “개·고양이 사료값도 내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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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와대 특수활동비 개선 시동

가족식사대장 마련하고 대통령 급여에서 생활비 공제

문 대통령 “전세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겠다”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회의 참석자들이 커피잔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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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5일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에서 53억원을 절감해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개, 고양이 사료값도 내가 부담하는게 맞다. 주거비는 안드니 감사하지 않느냐”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전반적인 특수활동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식대의 경우 손님 접대 등 공사가 정확히 구분이 안 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 식대와 개·고양이 사료값 등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별도로 내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며 “그래도 주거비는 안드니 감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그동안 대통령 관저 운영비나 생활비도 특수활동비로 처리하는데, 가족 생활비는 대통령의 급여로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즉 앞으로는 문 대통령의 관저 가족 식사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비용은 매달 문 대통령의 급여에서 공제된다. 청와대는 공제를 위해 가족식사대장도 비치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는 국민의 세금인 예산으로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를 ‘전세살이’에 빗대서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경비에 관한 문의를 하길래 '전세를 들어오셨다고 생각하시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발표를 계기로 ‘눈먼 돈’으로 불려온 특수활동비 제도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는 문 대통령과 수석비서관, 보좌관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커피나 차를 손수 타서 먹는 등 경직됐던 박근혜 정부의 회의와 차별화된 풍경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저로서는 10년 만에 수석보좌관 회의입니다. 여러모로 아주 감회가 깊다”며 “수석보좌관 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토론을 통해 소통하고 공유하고 결정하는 회의다”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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