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대북 압박 조치를 강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작전을 강행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더욱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남중국해 문제와 북한 문제를 완전히 별개로 접근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국방부는 해군 소속 구축함의 남중국해 항행 사실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남중국해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항행은 어떤 특정한 국가 또는 해역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지난해 10월 21일 남중국해 파라셀제도 융싱다오 부근에 미사일 구축함 1척을 통과시킨 이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하지 않았다. 서태평양에 전개한 칼빈슨 항모전단조차도 최근에 남중국해 항행을 피해서 운항한 바 있다.
그러나 대중 강경파로 중국이 경질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해리 해리스 태평양군 사령관은 지난달 26일 연방의회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17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합참의장에 해당)과 함께 센카쿠열도에 가까운 요나구니섬에 있는 육상자위대 주둔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등을 관할하는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이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 주변을 직접 찾기는 해리스 사령관이 처음이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군함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난사군도 해역에 들어왔다"며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 각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이를 빌미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는 것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루 대변인은 이어 "중국 해군은 법에 따라 미군 함정에 대해 식별 조사를 벌이고, 해역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의 주권, 지역 평화와 안정, 미·중 협력에 영향을 주는 도발 행위를 즉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런궈창 국방부 대변인은 미 해군 구축함의 항해를 견제하기 위해 미사일 호위함 '류저우'호와 '로저우'호를 급파한 사실을 공개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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