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건조방식 미정, 기술 개발 난항"
차세대 항모 건조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데다 함재기 이륙지원 장비인 증기식 캐터펄트(사출기) 개발 마저 난항을 보이면서 당장 항모 건조에 나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전날 중국의 4번째 항모인 002형 항모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라며 6년 안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중국 매체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진이난(金一南) 전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 전략연구소장도 또다른 002형 항모가 2015년 3월부터 상하이(上海) 창싱다오(長興島)의 장난(江南)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작년 12월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002형 항모 사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저우 연구원은 "모든 항모가 한 조선소(다롄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관측은 말도 안 된다"며 "중국 지도부는 항상 2∼3개 군수업체가 경쟁하도록 독려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롄조선소는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구소련 항모를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으로 개조한 데 이어 두 번째 항모 001A형을 최근 건조하며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저우 연구원은 002형 항모를 재래식으로 할지, 핵추진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항모 사업이 장기적, 종합적인 방위계획과 연계된 전략적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만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대 8만t급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중국 조선소들이 경쟁 입찰에 나설 것"이라며 "수천억 위안(수십조 원)의 가치가 있는 항모 사업이 지방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입찰 참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전문가인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최근 인터넷에 공개돼 002형 항모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 다롄조선소 내 대형 선박의 구조품 사진에 대해 배수량 4만t급의 중국 최대 강습상륙함인 075형 강습상륙함의 일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군사 소식통도 상하이 후둥중화(호<삼수변에 扈>東中華)조선이 진행 중인 075형 강습상륙함 건조 작업의 일부가 다롄조선소에 맡겨졌을 수 있다며 중국이 최소 4척의 075형 강습상륙함을 건조할 계획이어서 최근 055 구축함을 공동 건조한 다롄조선소와 후둥중화조선이 075형 강습상륙함을 공동 건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상하이 장난조선소가 항모를 건조 중이라는 신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난조선소가 계약을 따낼 수 있겠지만, 2년여 전 항모 건조가 시작됐다면 최소한 일부 구조품이나 선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장난조선소가 비어 있다"며 "이처럼 대형 선박을 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증기식 캐터펄트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002형 항모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베이징(北京)의 해군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002형 항모가 증기식 캐터펄트 발사 시스템을 이용하는 첫 중국 항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누구를 따라잡거나 특정 기념일에 맞출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리 전문가는 "비행갑판에 증기식 캐터펄트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랴오닝함과 001A형처럼 스키점프식 이륙 램프 방식 캐터펄트를 개발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며 지상 기반의 증기식 캐터펄트 시스템 실험이 성공한 것이 완전한 해답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상 증기식 캐터펄트 실험은 독립적인 방식이지만, 증기식 캐터펄트가 선박에 탑재되면 매우 제한적인 공간에서 다른 시스템이나 부품과 결합된 후 순조롭게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다롄 조선소에서 촬영된 항모 선체의 일부 [대만 중국시보 캡처] |
중국 075형 강습상륙함 조감도 |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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