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기후협약 준수 메시지 전달
-트럼프 “생각중, 귀국후 결정할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 정상들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외교적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라고 24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을 거쳐 벨기에 브뤼셀 ‘나토’ 정상회의, 이탈리아 시칠리아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F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은 나토(25일)와 G7(26일~27일) 공식회의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좋은 기회로 보고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제공=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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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이 예정돼 있다. 프랑스 대통령궁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확하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잔류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나토와 G7의) 모든 참석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회의에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메시지를 전달한다. 독일 외교 관계자는 FT에 “메르켈 총리가 기후 정책과 미국의 고용과의 연관성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설득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식 면담을 갖고 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5년 교황청이 발행한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관한 회칙 사본도 전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교황의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인 ‘파리기후협약’을 저버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이번 주말 G7 회의를 앞두고 G7 각국 지도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제공=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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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내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시절 “지구온난화는 중국의 날조”라고 비난하는 등 온난화 방지에 대한 국제적인 노력을 조롱해왔다. 취임 이후에도 미국은 지난달 로마에서 열린 G7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파리협약 실천을 위한 공동 성명 채택에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해 중국(25%)의 뒤를 잇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면 그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리기후협정 잔류 여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한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아직 그 문제에 대해 생각 중이며,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내비쳤다”면서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에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순방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좋은 기회”라며 “우리는 지금 이 사안에 대한 독자적인 권고안을 만들고 있으며, 아마도 귀국 이후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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