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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갑상선암수술 후 재발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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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의원 원장


얼마 전 갑상선암수술을 받은 환자 한 사람이 재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의 갑상선암 크기는 9밀리미터였고 초음파검사와 CT검사에서 특별히 나쁜 소견은 없었다. 수술하지 않고 지켜볼 수도 있는 상태였지만 수술을 원해 갑상선엽절제술(반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미세한 주변침범 소견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재발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돼 온 것이다.

암이 재발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갑상선암의 특성에 대해, 또 재발에 대해 이해하면 마음이 좀 놓일 것이다.

암의 재발은 치료 후 완전히 없어졌던 암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크기가 매우 작아 수술전 검사나 수술 중 발견되지 않던 미세한 암세포가 치료 후에도 남아 있다가 계속 자라고 커져 검사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갑상선암수술 후 재발했다는 것은 수술 당시에 이미 암세포가 갑상선을 벗어나 퍼져있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발되면 아무래도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건강검진으로 찾아내지 말고 증상이 생길 만큼 심각해졌을 때 검사도 하고 치료를 시작하자는 연구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만큼 갑상선암은 예후가 매우 좋다. 늦게 발견하더라도 삶의 질에는 영향을 줄지언정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재발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우선 갑상선이 있던 부위에서 생기는 국소재발이 있다. 국소재발 위험이 높은 갑상선암은 비교적 드문데 암세포가 후두나 기도, 성대신경을 이미 침범하고 있는 경우다. 재발하면 목소리를 보존하기 어려워 삶의 질이 매우 나빠질 수 있다. 이런 갑상선암은 첫 수술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하면 외부방사선치료를 추가해야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재발은 목에 있는 림프절에 생기는 것이다. 이때는 대부분 치료가 어렵지 않고 치료결과도 좋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진료권고안은 재발위험이 아주 높은 경우가 아니면 수술도 작게 하고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치료도 가급적 시행하지 않는 쪽으로 개정된 것이다.

재발 중에는 폐나 뼈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기는 원격전이라는 것도 있다. 이 경우는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고 치료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런데 갑상선유두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 없이 폐전이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목에 있는 림프절에 먼저 전이되고 단계적으로 퍼져나간다는 말이다.

위 사례의 환자는 갑상선 피막침범이 현미경으로 겨우 보일 정도여서 재발위험이 그리 높지 않다. 림프절전이도 없어 재발하더라도 잘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환자는 그만큼 안심하고 잘 관찰하면 된다는 것을 이해했고 6개월 후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하기로 했다.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정리 =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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