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이 기습처럼 찾아와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증권가 분위기는 우울하다. 지수가 벌써 2300대인데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개인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서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비상이다. 지난해 각고의 노력으로 수익률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는데 돈이 들어오기는커녕 환매가 속출해 수익성이 되려 악화되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이탈한 개인 자금은 5조원이 넘는다. 투신 순매도 약 3조7000억원을 합하면 거의 9조원이 주식시장을 나갔다. 반면 외국인은 약 7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가 오르며 외국인은 돈을 버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물론 지수가 사상 최고가인데 지금 주식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사상 최대 순이익에 신정부 출범 기대감이 겹치고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을 목전에 둔 한국 증시는 무려 10년 만에 강세장을 맞았다. 작은 악재에도 흔들리던 '박스피'가 이제는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달라진 체질을 증명했다.
코스피가 3000이 되려면 30% 상승해야 한다. 지수가 30% 오르는 일은 지난 10년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과거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코스피가 1년 안에 30% 오르는 일은 과거에도 그 이상 급등한 적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시중금리 1% 시대에 30% 수익은 적지 않은 기회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내 코스피 2500 돌파, 내년 3000 돌파를 염두에 두고 시장을 이길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에 가입하는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 액티브 펀드가 꺼려진다면 인덱스 펀드라도 편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은 이번에도 상투를 잡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지수가 2500을 넘어 2700을 돌파하면 뒤늦게 주식 투자를 시작할 거라는 예상이다. 그럼 개미 투자 잔혹사는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이다. 투심이 아직 '냉탕'일 때, 남들보다 먼저 투자할 수 있을 때 소액이라도 주식 자산을 편입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