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前부장검사 '스폰서 친구' 진술번복 경위 밝힌다

2심서 검찰·변호인측 증인신청 채택…金 무죄 주장

金 "의견 말씀드릴 것은 추가 의견서·탄원서 낼 것"

김형준 전 부장검사.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고교동창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47·사법연수원 25기)에게 금품을 건넸다며 '스폰서' 관계를 실토했다가 1심 선고를 앞두고 갑자기 진술을 번복했던 친구 김모씨가 그 경위를 직접 밝힌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25일 열린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 신청을 받아들여 김씨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검찰은 "김씨는 1심 마지막 공판에서 종전의 수사·재판에서의 진술을 번복했다"며 "1심은 이를 (선고) 이유로 삼고 있는데 어떤 경위로 바꾸게 됐는지 확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 변호인 역시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재판부는 검찰 30분, 변호인 1시간 내에서 주신문을 진행하라고 주문하면서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검찰 조사를 비롯해 재판 과정에서도 줄곧 자신의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1심 결심공판에서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그동안에 했던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다.

당시 검찰은 "(김씨가 진술을 바꾼) 경위를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 사건은 김씨의 진술을 기초로 수사·재판이 진행됐고 객관적 증거도 확보돼 김씨가 진술을 바꿔도 실체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지인이 수감중일 때 김 전 부장검사가 편의를 봐준 것 등과 관련해 박모씨 등 이날 추가로 채택한 증인 3명을 6월15일 먼저 신문한 뒤 이후 기일에 김씨를 신문하기로 했다.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고교동창 김모씨. © News1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이날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김씨와 돈을 주고받은 것은 직무관련성 있는 뇌물이 아니며 술자리 역시 친한 친구끼리의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무죄를 주장한) 변호인의 의견과 같다"며 "의견을 말씀드릴 것은 추가로 의견서와 탄원서를 준비해 서면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2년 5월~2016년 3월 친구 김씨로부터 29회에 걸쳐 서울 강남의 고급술집에서 2400만원 상당의 향응과 3400만원 상당의 현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6월말 검찰에 고소된 김씨의 사건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비위문제가 드러나 수사·감찰조사를 받게 될 우려가 있자 김씨에게 휴대전화·장부 등을 없애도록 시킨 혐의도 있다.

특히 그는 김씨로부터 그의 지인 수감 중 편의 제공·가석방 부탁과 함께 돈을 받았고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여성 A씨의 오피스텔 보증금·생활비 지원 등 명목으로도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검찰이 적용한 김 전 부장검사의 뇌물액수 5800만원 가운데 2700여만원만 유죄로 인정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대신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했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증거인멸교사는 무죄로 봤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 사건이 불거진 후 해임을 당하자 부당하다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사건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하태흥)가 맡고 있다.
dhspeop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