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보훈지청장 김영준
찬바람이 불던 때가 얼마 전 같은데, 벌써 6월이 목전이다. 6월을 앞에 두면 국가보훈처 직원들의 마음은 분주해진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 때문인데, 국가보훈처 입장에서는 6월이 일종의 성수기인 셈이다.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 된 것은 6월 6일 현충일과 6월 25일 6·25전쟁 발발일 등 의미 있는 기념일이 모두 6월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나라의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과 공적을 기리고 국난극복 과정에 발생한 상처를 보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는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보훈은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호국보훈의 달은 단순히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리는 날에서 한걸음 나아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해 대한민국이 발전해 나가는 원동력으로 삼는 계기로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6월 6일 현충일의 제정을 살펴본다면 호국보훈의 달이 왜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지 알 수 있다. 현충일은 그 날 자체가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충일이 제정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62년 전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본다면 고려 현종 때도 매년 음력 6월 6일 무렵 망종을 기해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들의 유해를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날이다.
현충일이 이러한 전통을 따라 6월 6일로 지정이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6·25전쟁을 기점으로 국가적 행사로 전몰장병의 희생과 공훈을 기릴 필요가 제기됨에 따라, 1956년 4월 19일 대통령령 제1145호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하며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게 되었다.
이후 1965년 현충일 추도사를 통해 추도대상에 순국선열을 포함하여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정립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려는 의지를 반영했고, 2002년 국가보훈의 영역에 독재로부터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뤄낸 민주화 운동이 포함됨으로써 현충일은 독립·호국·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날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충일의 역사처럼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일제로부터 국권을 회복한 독립운동, 외침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한 호국활동, 내적 위기로부터 헌법가치를 지켜낸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왔다.
이런 흐름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순간마다 중요한 기능을 하며 매시기마다 국가의 주요 상징정책으로 쓰였다. 자칫 대립하는 가치로 인식될 수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보전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그 목적성은 결국 하나로 통합 될 수 있을 것이다.
독립·호국·민주화라는 세 키워드를 하나로 통합해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호국보훈의 달이 새로운 통합의 계기로 기대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올해도 국가보훈처는 6월 6일 현충일 기념식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다양한 호국보훈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북부보훈지청 역시 국민들에게 호국보훈의 가치를 전파하고,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새 정권을 맞이하여, 설레는 마음과 우려가 교차하는 지금, 6월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달이 진정한 국민 통합의 물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종복 bok700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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