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중기 납품결제시스템 개편안'을 보고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먼저 그간 제한이 없었던 약속어음의 만기를 제한하고, 기존 만기 1년으로 규정된 전자어음 의무 사용기업은 자산 10억원 미만 업체까지 확대한다. 현행 전자어음 의무사용기업은 자산 10억원 이상업체로, 만기는 1년이다. 전자어음의 만기는 2021년부터는 90일로 축소될 예정이며 납품기업은 향후 약 3달 내에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되거나 어음을 할인하더라도 비용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약속어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에 대비한 매출채권보험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매출채권보험은 어음을 할인했을 때 은행이 갖는 납품기업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신용보증기금이 인수해 구매기업과 연관된 납품기업의 연쇄부도를 막는 제도다. 금융위는 구매기업이 적극적인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어음·외상매출채권 미결제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권에서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밖에 2·3차 협력업체도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채권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생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해 참여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세제혜택과 장려금 등의 인센티브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결제시스템 개선으로 납품기업이 다수인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금융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약속어음제도의 개편 또는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어음을 발행하는 구매기업이 '갑'의 지위를 악용해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결제시기를 미루면서 '을'인 납품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켜 왔기 때문이다. 특히 구매기업이 어음을 결제하기 않고 부도가 날 경우 문제가 더욱 커졌다. 납품기업이 어음을 현금화하면서 은행이 갖는 상환청구권으로 인해 연쇄부도 위기에 몰리기 때문이다. 납품기업입장에서는 결국 생산비용과 납품대금을 모두 부담하면서 자금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자체조사결과 어음결제기일이 평균 100일이 넘어가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돼 왔다"며 "제도개선으로 대금지급지연, 금융비용전가 등의 악습이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석우 기자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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