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위안부 합의 '전쟁시기 여성인권침해' 시각서 접근할 듯
취임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입장 정리에도 영향 클 듯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문재인 정부 첫 외교사령탑으로 내정된 강경화(62)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겠다고 공언해 주목된다.
강 후보자는 뉴욕에서 귀국한 첫날인 2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러 갈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지난번 휴가차 왔을 때 뵈러 가려고 연락하니 한 분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그날 (피해자 거주시설이) 문을 닫아서 못 갔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볼까 한다"고 답했다.
맥락상 강 후보자의 말은 '나눔의 집'과 같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거주 시설을 찾아가 피해자들의 말을 듣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후 생존 피해자 중 70% 이상이 합의에 따라 설치된 피해자 지원 재단(화해·치유재단)의 치유금 사업을 받아들였으며 치유금 수령을 거절한 피해자들은 주로 나눔의 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지원 단체에 속해 있는 할머니들이다.
결국 강 후보자의 말은 한일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는 피해자 및 지원단체와 만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아직 외교장관이 정대협이나 나눔의 집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인권 전문가인 강 후보자가 외교장관으로 내정되자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 강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관심을 모은다.
특히 한일 위안부 합의 도출 과정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라는 정치적 목적이 과도하게 중시되면서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강 후보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 등으로 일하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인권 유린 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는 만큼 최악의 전시(戰時) 여성인권 침해인 위안부 문제와 관련, 피해자의 시각을 좀 더 반영할 수 있으리라는 시각이 있다.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도 24일 "새로운 장관(강경화 후보자)이 오시면 인권 전문가니 아마 그런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리뷰(검토)와 좋은 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기대를 표했다.
결국 강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국내 여론의 재협상 요구가 거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 정리에 그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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