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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육아-일 병행 제도 잇따라 도입하는 정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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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직접 나섰다. 직원들의 고충을 청취해 일과 삶의 조화를 위한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내놓았다. 이런 움직임은 GS칼텍스 뿐 아니라 정유업계 전반에 걸쳐 일고 있다. 특히 출산·육아 지원을 강화해 남성들이 득세하던 정유업계에 여성 비중을 늘리는 데 애쓰고 있다.

◆ GS칼텍스, 탄력근무제 도입

25일 GS칼텍스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10일 만 8세 이하 자녀를 두거나 임신한 직원들을 위한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정해진 규칙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당 직원들은 12시간 근무 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출퇴근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이와 함께 매주 금요일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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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수 회장이 지난 3월 신임 과장 승진자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각 부서에 권고사항으로 알렸다"며 "일부는 이미 탄력근무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에 따르면 허 회장은 올해 초 대리, 과장 승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직원들 대다수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또 출근과 어린이집 등원 시간의 격차로 인해 등하원 도우미를 따로 고용해야한다는 고충도 나왔다. 허 회장은 이런 의견들을 수렴해 인사팀에 개선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시대가 변해 부드럽고 유연한 기업 문화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여성 인재 지키기 위해 변하는 정유업계

GS칼텍스의 이번 문화 개선책은 여성 직원들의 복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움직임은 정유 업계 전반에서 볼 수 있다.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뿌리깊다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워킹맘'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도를 도입, 출산한 여직원들이 육아 휴직을 원할 경우 자동으로 1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GS칼텍스보다 한발 앞선 2011년에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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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사옥 내 어린이집. /조선일보DB



에쓰오일은 임직원들이 육아부담을 덜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공덕동 본사 인근에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직장과의 접근성, 안전, 교통, 환경 등을 고려해 공덕동 사옥 인근에 어린이집을 신축하고 있으며,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신한 직원들이 더욱 편안한 업무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임신부 전용 의자와 책상, 발 받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여성 직원들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하고 적절한 휴식과 재충전을 누리면 더욱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dw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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