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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KT스카이라이프, 주요 홈쇼핑 2개씩 송출...새실험이냐 위법이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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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가 특정 TV홈쇼핑과 T커머스 방송을 각각 2개 채널로 송출하는 이른바 '듀얼 채널'을 운영했다. 홈쇼핑 채널 수를 늘려서 수익 확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사전 신고 없이 동일 방송을 2개 채널로 내보낸 것을 두고 법 위반 논란이 벌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기존의 17개 이외 5개 홈쇼핑·T커머스 채널을 추가 편성하는 실험 방송을 진행했다. 현대홈쇼핑(6·497번), CJ오쇼핑(8·498번), 롯데홈쇼핑(10·499번), W쇼핑(19·56번), K쇼핑(21·500번)이 각각 2개 채널에서 동일한 방송을 내보냈다. 위성방송 가입자는 총 22개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게 된 셈이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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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서로 다른 홈쇼핑 채널을 연속 번호로 시청하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실험 방송을 진행했다”면서 “5개 사업자와 각각 구두 및 서면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유통업계는 KT스카이라이프가 2개 채널에서 발생하는 재핑(채널 전환)에 따른 홈쇼핑 진입 비율, 시청자 체류 시간 등을 파악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 S급 채널에 포진한 3개 홈쇼핑을 각각 듀얼 채널 대상으로 삼았다. 최근 수익이 늘고 있는 T커머스 업계 상위 2개 업체도 포함했다.

연 수익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통상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에 기반을 두고 양자 간에 협상한다. 채널 수가 늘면 그만큼 매출이 늘기 때문에 더 많은 송출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

듀얼 채널이 홈쇼핑을 비롯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업계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채널 수가 한정된 방송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자금력을 갖춘 대형 PP가 복수 채널을 확보하면 영세 PP는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플랫폼이 지상파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채널을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론상 S급(지상파 사이) 채널을 차지한 PP가 또 다른 S급 채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PP업계 관계자는 “자금난 때문에 론칭 채널조차 확보하지 못한 PP가 많지만 플랫폼은 수익만 추구하고 있다”면서 “듀얼 채널은 방송 장해 등 특수 상황에서 정부와 협의,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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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는 소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신고·승인 과정 없이 듀얼 채널 실험 방송을 진행했다. 통상 유료방송은 매년 정부에 채널 편성 변경을 위한 이용 약관을 신고한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유료방송 일방으로 채널 송출을 중단하거나 특정 PP를 우대하는 등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 제출한 약관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정규 채널을 늘려서 송출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KT스카이라이프가 실험 방송이라고 소명,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25일 낮 12시 듀얼 채널 실험 방송을 일괄 종료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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