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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前 CIA 수석분석관, "떠오르는 中…美 반응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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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키플랫폼 팬더모니엄 2020: 리마스터링 코리안 헤리티지]<연사 인터뷰>플린트 리버렛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국제관계대학(SIA) 교수]

머니투데이

플린트 리버렛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국제관계대학(SIA) 교수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 MTN 특별좌담-트럼프 시대 글로벌 경제전망과 각국의 대응'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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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대이란 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중동 전문가인 플린트 리버렛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국제관계대학(SIA) 교수는 중동 문제와 관련해 예상되는 '팬더모니엄'(Pandemonium·대혼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리버렛 교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석 분석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동문제 담당 선임국장, 국무장관 직속 정책기획 참모 등 미국 정부에서 11년간 재직한 미국의 '중동통'이다. 특히 이란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달 27~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에 연사로 참여한 리버렛 교수를 만나 트럼프 정부의 중동정책 방향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물었다.

-지정전략학적 관점에서 현재 가장 큰 대혼란 상황은 무엇인가.

▶미국이 지역 내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압력을 행사할 것인가 아니면 힘을 나눌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북한 문제도 미국과 중국의 힘의 관계를 떠나서 생각할 수가 없다. 결국 동북아 지역은 다자 채널로 갈 것이고 미국은 중국과 패권을 나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과정이 순조로울까?

▶내가 틀렸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와 트럼프 내각 인물들의 독특한 관점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이 전세계 질서를 이끄는 것이 소용이 없고 오히려 미국의 국익에 방해된다고 생각한다.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는데 미국 돈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자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적자를 내고 있는 양자무역을 손보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고, 한국도 (재협상) 상위권에 있다. 우리의 안보 우산 안에서 보호를 받으려면 무역협정을 재협상하자, 이게 대혼란(팬더모니엄)이 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아무리 트럼프 행정부라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강력한 패권국이었을 때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타협을 해야 했다.

일본과의 안보협정이 대표적이다. 일본이 패전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일본에 미군 주둔을 위해 갖가지 혜택을 줘야 했다. 유럽 국가들에게 일본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가입을 설득했고 미국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권을 허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협정과 달리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상호적이지 않다. 일본이 공격당하면 미국은 참전해야 하지만 미국이 공격당하면 일본은 참전 의무가 없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일방통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와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고통을 주겠다는 것인데, 이건 현재보다 자기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은 왜 중동 정세에 힘을 쏟는가.

▶미국의 대중동정책은 자국 소비를 위한 원유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 누가 걸프원유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냐가 항상 포인트였다. 때로는 '세계 평화 수호' 등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영향력 확대가 이유였다.

미국의 전략에 있어서 중동 자체가 중요했다기보다는 미국이 이 지역 자원을 확보해 다른 국가들에 얼마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미국 정책당국자들은 유럽과 동북아를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려면 중동국가들로부터 값싼 원유를 꾸준히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중동에서도 특별히 이란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란은 전략지정학적 위치상으로 중요함은 물론, 이란혁명 이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뛰어난 인적자본을 가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중국이 이란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면 더 이상했을 것이다.

중국의 중동 정책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초반 순원유수입국이 되면서다. 지금 중국은 원유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걸프지역에서 나온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을 제치고 중동지역 제1수출국이 된지도 이미 오래됐다. 투자도 점점 더 늘려가고 있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 지시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 길을 가고 있는데,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서도 이란은 지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란핵협상 이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돼 왔다.

-중동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일은 라스베이거스에 머물지만 중동에서 일어난 일은 절대 중동에 머물지 않는다. 중동에서 일어난 일은 전세계 통화가치 변동, 수출정책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같은 수출국이 중동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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