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부고의 사회학 = 이완수 지음.
신문기자를 거쳐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가 한국 언론의 부고(訃告) 기사를 분석했다.
신문에서 부고 면은 죽음을 알리는 공간으로, 개인의 삶을 축약한 기사가 담긴다. 이 기사를 통해 개인의 죽음은 공적인 영역에서 논의되고, 사회적 의미가 부여된다.
저자는 부고 기사가 객관적 기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기사에는 사회가 지향하는 집단가치가 반영되기 마련이고, 고인의 삶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한 일간지에 연재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유가족 추모 편지와 부고 기사를 비교한 뒤 "추모 편지를 쓴 사람은 성적, 재능, 인간성 같은 사회적 가치를 회고하는 대신 일상의 사소한 모습을 섬세하게 그렸지만, 부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사회적 미덕과 가치에 맞춰 삶을 재구성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또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고 기사를 분석한 결과,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고인에 대한 평가가 달랐다고 주장한다.
시간의물레. 318쪽. 2만원.
▲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조선 정조(재위 1776∼1800)의 시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 제48∼52권에 실린 '책문'(策問)을 신창호 고려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책문은 임금이 신하와 유생에게 국가 정책과 미래에 관해 연구할 것을 주문한 사료다.
정조의 책문은 200여 년 전에 작성됐지만, 지금도 유효한 내용이 많다. 예컨대 '정치의 관건은 신뢰다', '사치스런 사회 분위기를 경계하라', '사람을 정확히 알아보고 등용하라', '민생을 챙기는 정책을 재건하라'는 주문은 시대를 불문하고 지도자가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그는 조선 후기의 문예 부흥을 이끌었던 군주답게 '훌륭한 문장으로 정책을 펼쳐라', '거짓을 넘어 진실한 학문에 힘쓰라'는 책문도 남겼다.
신 교수는 "정조의 책문에는 지도자의 성찰과 애민 정신, 민생을 향한 치열한 투혼이 서려 있다"면서 "정조가 내놓은 수많은 책문은 지도자 자신의 정책 비전이자 지도자로서의 얼굴이었다"고 강조한다.
판미동. 440쪽. 1만6천500원.
psh5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