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 이어 이낙연 총리후보 '위장전입' 논란에 "고민스럽다"
각 부처장관 인선에 앞서 현정부 정책기조에 부응할 수 있는 차관들을 먼저 인선해 국정운영을 주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문 대통령 오른쪽부터)와 서훈 국정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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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인사가 없다"며 "하다 보면 돌발 상황이 생겨 시간이 걸리고 해서 차관은 이번 주말에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관은 묶어서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우선 차관들 중심으로 빨리빨리 하고 있다"면서도 "장관 지명 및 차관 인사의 선후가 없으며 장관이 차관보다 먼저 지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문 대통령이 빠른 부처 장악을 위해 차관을 우선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국무총리 제청과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 인선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 선거대책위원회 국민의나라위원회 보고서도 "아울러 새 정부의 출범을 위해 각 부처의 업무 진행을 정상화하고 협력적인 과제 이행이 요구되므로 새로 임명되는 차관을 중심으로 부처를 강력하게 장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5일 끝나고, 빠르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선(先) 차관 인사 후(後)장관 지명' 시나리오는 힘을 잃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가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 즉시 '장관 제청권'을 갖게 된다. 이 경우 빠르면 이번주 말에 장관 후보자가 한꺼번에 발표되고, 차관 인사는 장관인사보다 늦어지거나 동시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총리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그때 발표할 분들이 많으면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책임총리제 및 책임장관제를 강조했다. 장관보다 먼저 임명돼 조직을 장악하는 실세차관은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셈이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 전입' 논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저희도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을 5대 비리로 규정하고 이 같은 전력을 같고 있는 사람은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선되고 총리 지명을 빨리(지난10일) 하다보니 우리 쪽에서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를 확인했는데, 그때까지 본인도 몰라서 우리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인사원칙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다시 무너진데 대해서는 "무 자르듯 '무너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겠지만 예외적인 경우가 발생하면 국민들께 먼저 말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케이스를 보면 총량으로 볼 때 이 정도 허물에도 불구하고 (공직을) 할 능력이 있다면 좀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들을 불러 첫 공식 수석·보좌관 회의를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 대해 "받아쓰기 없고, 사전에 정해진 결론이 없고, 계급장이 없는 회의"라고 설명했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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