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 커…"무리한 투자는 금물"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정부 출범 첫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던 노무현 정부는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한 반면, 규제를 완화했던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역시 진보 정권이 들어서며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다르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무리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가 15대 김대중 정부에서 18대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의 출범 첫해 전국 아파트 값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년 대비 13.36% 오른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각각 1.46%, 0.29% 떨어졌다. 외환위기(IMF)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 역시 전국 아파트값이 전년 대비 13.56% 하락했다.
이는 각 정부가 펼쳤던 부동산 정책 방향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줄고 전셋값 오르는 등 서민들의 주거 환경이 악화하자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 자율화와 양도세, 취·등록세 감면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방점을 뒀다. 반면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 임기 첫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임기 말까지 펼쳤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수도권 집값이 크게 떨어지자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돌아섰다. 취·등록세율 완화, 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 등을 통해 주택 거래 정상화를 꾀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책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공공분양 공급 축소, 취득세 한시 면제,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 주택 구입시 양도세 한시 면제 등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들이 쏟아졌다.
다만 역대 정부 초기인 1분기 전국 아파트 값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IMF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던 김대중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 역시 집권 첫해 하반기 들어서는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19대 문재인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선 당시 부동산 관련 공약도 도시재생과 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 복지를 제외하곤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규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양호한 편이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24%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모델하우스에도 수십명의 인파가 몰렸다.
다만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강화, 가계부채 총량제 도입, 하반기 입주 물량 증가와 금리 인상 여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부활 등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약을 살펴봤을 때 시장에 큰 훈풍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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