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정유라 체포 후 檢 조사 절차는

[다음달 중순 송환될듯…이화여대 입시 비리, 삼성 뇌물 수수 관련해 조사 받을 예정]

정유라씨/사진=뉴스1

최순실씨(61·구속기소) 딸 정유라씨(21)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에 한국 송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이화여대 입시 비리, 삼성 뇌물 수수 사건의 추가 수사 향방이 주목된다.

법무부는 "전날 밤 덴마크 법무부에서 '정씨가 범죄인 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철회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덴마크 현지 규정상 30일 이내에 범죄인 신병을 인수하도록 정하고 있어 정씨는 다음 달 중순쯤 한국에 송환될 예정이다.

정씨는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영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단계에서 이미 발부된 상태여서 검찰이 집행하기만 하면 된다.

정씨 수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이어서 하게 된다. 특수본에 속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전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체포 시한이 끝나면 구속영장 청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씨는 이대 비리 사건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공범으로 지목된 만큼 이와 관련한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씨는 입학뿐만 아니라 학사 과정 전반에서 특혜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에 응하지 않았는데도 좋은 학점을 받은 것이다.

이대 비리 사건으로 최씨와 최경희 전 총장(55),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 남궁곤 전 입학처장(56) 등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고 대부분 심리가 마무리된 상태다. 최씨와 최 전 총장의 경우 피고인 신문과 결심 공판만 남았다.

그런데 정씨가 전격 송환됨에 따라 최씨 등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정씨 조사를 통해 새로운 범죄혐의 단서가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삼성 뇌물 수수 사건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 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삼성에서 시가 30억원 상당의 명마 블라디미르를 받는 등 '뇌물 수혜자'로 분류된다.

이뿐만 아니라 정씨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만큼 국정농단 사건 전반과 관련해 조사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정씨 조사를 기점으로 수사 범위가 확대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씨는 시간을 끌어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 돌연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추후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덴마크 구치소에 수감 됐던 기간은 복역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항소심 재판부가 송환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씨는 전날 재판에서 이전처럼 정씨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린 학생을 자꾸 공범으로 몰지 말라"며 "걔(정씨)는 영혼이 죽었다. 육체만 살았는데 어린 자식이 잘못될 까봐 자신의 삶을 지키고 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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