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몰리면서 ETF 시장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의 운용 순자산 규모는 5년 전 10조6072억원에서 2017년 현재(5월 22일 기준) 24조6116억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ETF가 세계 각국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ETF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어디일까.
투자자를 위한 전문 데이터 제공 업체 ‘스탁피디아’의 글로벌 투자정보 서비스인 ‘글로벌 와이즈’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ETF 가운데 ‘기술주 집합소’인 미국 나스닥시장에 베팅하는 ETF가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 흐름에 투자하는 ETF도 뛰어난 수익률로 투자자를 기쁘게 했다. 최근 정치적 리스크를 떨친 유럽 증시에 연동된 상품도 상승세를 보였다.
◆ 美 나스닥 추종 ETF 압도적 수익률 1위…코스피 추종 ETF는 5위
지난 17일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인 글로벌 ETF 중 올해 들어 수익률 1위는 49.62%라는 성적을 기록한 ‘프로셰어 울트라프로(ProShares UltraPro) QQQ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나스닥지수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는 구조다.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20개 ETF(단위: 백만달러,%) / 스탁피디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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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은 미국 주식시장의 시총 상위 5대 기업인 애플·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페이스북이 상장돼 있는 기술주 중심의 시장이다. 나스닥지수는 2017년 들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30번 이상 갈아치웠다. 1월 3일 5429.08(종가 기준)에서 5월 24일 6163.02까지 치솟았다.
3위에 오른 ‘위즈돔트리 인디아 어닝 펀드(WisdomTree India Earnings Fund)’ ETF도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인도 증시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이 ETF는 연초 이후 지금까지 24.1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6억5500만달러(약 1조8644억원)로 안정적이다.
인구 13억명의 거대 내수시장을 거느린 인도는 전세계 투자자들이 앞다퉈 문을 두드리는 투자 유망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올해 1분기에만 1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개혁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ETF도 코스피지수의 박스권(1800~2100) 돌파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MSCI 코리아(iShares MSCI South Korea Capped)’ ETF는 한국의 시총 상위 종목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2.9%(5위)다.
이밖에 브라질 최대 ETF인 ‘아이셰어 MSCI 브라질(iShares MSCI Brazil Capped ETF)’과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탁스5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SPDR EURO STOXX 50 ETF)도 같은 기간 각각 17.4%, 16.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프랑스 대선, 독일 지방선거 등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서유럽 지역으로 관측 이래 가장 큰 자금이 유입된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긍정적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날로 몸집 커지는 글로벌 ETF…美에 뭉칫돈, 채권·부동산도 인기
ETF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이어졌다. 시총 증감률로 줄을 세워보면 올해 눈에 띄는 경기 회복세를 보여준 미국 시장과 관련된 ETF에 돈이 몰렸다.
조선일보DB |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 Trust’의 경우 시총이 무려 2286억2800만달러(약 257조3208억원)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17일 기준 이 ETF의 시총은 1819억4500만달러(약 204조6881억원)였다.
보잉·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위산업 종목에 투자하는 ETF(iShares U.S. Aerospace & Defense)는 시총이 1년 만에 6억9100만달러(약 7774억원)에서 616억6100만달러(약 69조3686억원)로 8824.42%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았던 덕을 봤다.
미국 주택건설 관련 종목의 움직임을 따르는 ETF(iShares U.S. Home Construction)의 시총 역시 같은 기간 12억4000만달러(약 1조3950억원)에서 133억6300만달러(약 15조334억원)로 977.36% 급증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주택시장지수는 70으로 예상치인 68을 상회했다. 주택시장지수가 50을 넘으면 업황이 좋다는 의미다.
미국 증시 외에도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추종하는 ‘닛케이255 익스체인지 트레이드 펀드(NIKKEI 225 EXCHANGE TRADED FUND)’ ETF의 시총 역시 같은 기간 282억4400만달러(약 31조7745억원)에서 385억2500만달러(약 43조3406억원)로 급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주식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긴 하지만, 채권·부동산 등과 연동된 ETF들도 무난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아이셰어 골드 트러스트(iShares Gold Trust)’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39%다.
미국 종합채권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 채권 ETF인 ‘아이셰어 코어 본드(iShares Core U.S. Aggregate Bond)’의 경우에는 지난해 5월 365억1700만달러(약 40조9721억원)이던 시총이 1년 만에 447억4200만달러(약 50조2005억원)로 증가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도발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고, 그때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게 될 것”이라며 “요즘 위험자산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1년 내내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스탁피디아의 글로벌 투자정보 서비스인 글로벌 와이즈에서는 이같은 정보를 분석해 볼 수 있다. 회원 가입을 원하는 이용자들은 스탁피디아(02-6333-2141)로 연락하면 된다. 임시 아이디를 제공받아 15일간 무료 사용 후 선택을 결정할 수 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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