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취업해 36개 회사서 합의금 뜯어 낸 40대…경찰 구속

무려 36개 회사에 위장 취업한 뒤 회사의 사소한 법 위반사실을 빌미로 합의금을 뜯어 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회사에 위장 취업한 뒤 사소한 위반 사실을 찾아낸 뒤 업주를 협박해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상습공갈)로 ㄱ씨(42)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충남, 전북, 광주 등 무려 36개 업체에 취업했다. 그가 취업한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공장 이었다. 취업한 ㄱ씨는 자신이 맡은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회사에 이곳 저곳을 살피며 공장 건축물 등이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또 회사에 무단결근하거나 지각, 조퇴 등을 일삼아 일부러 회사와 마찰을 빚어 해고하게 했다.

퇴사한 ㄱ씨는 이후 사진 등을 보여주며 회사의 불법 시설물과 휴게시간 미보장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 등을 노동청이나 관계기간, 언론사에 제보하겠다고 업주를 협박했다. ㄱ씨의 협박에 견디다 못한 업주들은 40만원에서 많게는 900만원을 건네야 했다. ㄱ씨가 이렇게 챙긴돈은 36차례에 걸쳐 4100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ㄱ씨가 근로기준법, 건축법 등 다양한 관계 법령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한 지역에서 장기간 범행할 경우 발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역을 옮겨가며 위장 취업을 일삼아 왔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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