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장애아동 김도연군/사진=김군 가족 제공 |
가족의 사랑 속에서 자라던 지적장애 1급인 김도연군(실종 당시 만 15세·현재 31세)은 2001년 1월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경주 보문단지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봉사자 실수로 김군을 잃어버렸다. 잔디마다 서릿발이 솟은 매서운 겨울이었다.
김군은 중학생이었으나 지능이 3살 아이와 같았다. 실종 당일 김군 부모는 오늘 찾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온 산천을 헤맸다. 본능의 의지라도 발휘해 살아만 있기를 간곡히 빌고 또 빌었다. 그 이후 15년이 흘렀다. 가족들은 아직도 김군을 찾아 헤매고 있다.
김군의 특징은 키 152㎝에 긴 얼굴형, 눈동차 초점이 흐리고 치아가 고르지 못하다. 머리 우측 두피에 10㎝가량 흉터가 있다.
김군 어머니 박인숙씨는 "도연이는 가족의 소중한 보물, 김도연을 꼭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해마다 부모를 잃는 지적장애 아동이 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일반 아동보다 실종 위험에 더 취약하다.
25일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지적장애 아동 실종 신고 건수는 8542건이다. 이 중 아직 부모를 찾지 못한 아동은 36명(지난달 기준)이다. 최근 4년간 실종 신고 건수 중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지적장애 아동은 총 64명(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지적장애 아동 실종 건수는 매해 늘고 있다. △2012년 7224건 △2013년 7623건 △2014년 7724건으로 계속 증가하다 2015년에 8311건을 기록했다.
실종 신고 후 아직 부모를 찾지 못한 지적장애 아동 수도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2012년 5명 △2013년 11명 △2014년 7명 △2015년 10명이다.
실종아동이란 실종신고 당시 만 18세 미만으로 유인·유기·사고 또는 가출이나 길을 잃는 등 이유로 보호자와 떨어진 아동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지적장애 아동은 실종될 경우 일반 아동보다 가족을 찾기 더 어렵다.
실종아동전문기관 관계자는 "지적 장애인은 인지능력이 낮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 더욱 찾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장애 특성상 반복해서 실종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지난해부터 '지적장애인을 위한 위치추적 단말기'를 지원하고 있다. 위치추적 장치가 설치된 팔찌로 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기기다. 기관 내부 조사에 따르면 지적장애 자녀를 둔 가족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지원이 '위치 추적기'였다.
이 관계자는 "아동실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치 추적기뿐 아니라 부모가 예방수칙을 미리 파악하고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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