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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인텔 i5 겨냥 AMD 라이젠5 출시 한달...이번엔 찻잔 속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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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박근모 기자]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중 가장 폭넓은 사용자 층이 존재하는 메인스트림급(중간급) 제품인 AMD의 라이젠5가 공식 출시된지 한달이 지났다. AMD 측은 인텔 i5를 타깃으로 한 이번 제품으로 PC용 CPU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엔드급인 라이젠7 시리즈가 지난 3월 출시되면서 그동안 감히 경쟁조차 못했던 인텔 i7 시리즈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잠식했기 때문이다.

새로 출시한 라이젠5의 경우 기대 이하의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MD는 라이젠9 등 새로운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향후 인텔과 멀티코어 경쟁을 본격화 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MD 라이젠5 판매량 기대 이하...인텔과 경쟁 자신감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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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AMD의 PC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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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이젠5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PC CPU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폭발적인 성과를 아직 달성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라이젠7과 라이젠5 시리즈가 각각 출시되면서 그동안 1%에 지나지 않았던 AMD의 PC 시장 점유율이 다나와 기준 4월 3주차에 24.8%까지 상승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명백히 라이젠7의 출시 효과로 보인다. 라이젠7이 처음 출시한 3월 1주차부터 AMD의 시장 점유율이 인텔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치고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후 라이젠5가 출시된 지난달 1~2주차부터 AMD의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멈추지 않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치고 올라갔어야 했던 것이 맞다. 하지만 더이상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정체 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AMD 유통사인 IPT의 이상효 부장은 "라이젠5 출시 이후 기대만큼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PC 시장이 봄 학기 시작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다, 여름 방학이 시작하기 전 전체적인 판매량이 줄어드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텔 CPU 역시 마찬가지로 판매량이 둔화된 상태로 AMD가 라이젠7으로 뺏어온 시장 점유율이 그래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AMD 측이 말하는 라이젠7이 뺏어온 시장 점유율은 기대 이상의 성과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기존에 1% 남짓한 점유율을 하이엔드급 CPU를 출시해서 20% 넘게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아 온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이유로 사용자 층이 가장 두터운 메인스트림급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라이젠5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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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와 인텔의 라이젠 출시 이후 판매량 점유율 변동 추이 (자료=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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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라이젠7이 처음 등장한 이래로 라이젠5가 나오기 전까지 i7의 점유율을 뺏으며 고공행진을 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재밌게도 라이젠5가 출시되면서 라이젠7의 판매량 점유율이 줄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라이젠5의 판매량 점유율이 전체 CPU 시장 점유율 1.6%에서 7.1%로 상승했지만 라이젠7의 판매량 점유율은 9.8%에서 7.4%로 하락했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그대로 이어져 라이젠5가 전체 CPU 시장 중 10.1%의 점유율을 달성했지만 라이젠7은 오히려 5.9%로 크게 하락 중이다.

문제는 인텔의 i5, i7의 판매량 점유율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i7의 경우 라이젠7의 집중 타깃이 된 탓에 초반에 13.64%까지 낮아졌지만 결국에는 15.61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i5의 경우도 라이젠5가 출시되면서 24.69%로 순간 하락했지만 27.75%로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통계로 보이는 라이젠5의 전체 CPU 시장 판매량 점유율이 올라간 이유는 라이젠7의 판매량 점유율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라이젠7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라이젠5로 눈을 돌린 셈이다.

이같은 결과는 AMD CPU만을 따로 살펴보면 더 확실해진다. 라이젠7의 판매량 점유율이 라이젠5의 출시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라이젠7이 하락하는만큼 라이젠5가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다. AMD가 라이젠5을 출시하면서 인텔 i5의 시장을 뺏겠다는 계획이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라이젠7의 경우 하이엔드급 유저가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은 CPU를 본인이 직접 선택하는 주도적 구입 고객 층이다. 초반에 라이젠7의 성능이 기대 이상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런 고성능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이미 일정부분 이상 구입을 한 상태로 판매량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이유로는 라이젠5 1600X 모델의 성능이 너무 잘 나왔다는 점이다. 6코어 12쓰레드를 사용하는 1600X의 경우 라이젠7 1700보다 코어는 부족하지만 기본 클럭(동작속도)이 3.5GHz로 3,0GHz인 라이젠7 1700보다 더 빨라 모든 코어를 다 사용하는 환경을 제외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굳이 더 비싼 라이젠7을 구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상효 부장은 "이런 상황을 AMD 측에서도 인식하고 있다"라며 "현재 라이젠5 1600X 모델의 경우 국내 들어온 제품이 모두 판매돼 제고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라이젠9 vs i9, 멀티코어 경쟁 본격화

AMD 측은 라이젠5 출시 이후 정체 중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그동안 AMD 탑재 PC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국내 PC방 시장에 진입을 할 계획이다. 현재 AMD 라이젠 CPU가 탑재된 PC를 사용하는 PC방이 전국에 10여개 정도 새로 오픈했거나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PC방 공략은 향후에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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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와 인텔은 라이젠9과 i9을 내달 중 공개하며 멀티코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WCCF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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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는 올 여름, 이르면 내달 중 라이젠 '스레드리퍼'라고 불리는 라이젠9 시리즈가 새롭게 출시된다. 라이젠9의 경우 최대 16코어 32쓰레드를 탑재한다. 중간급인 라이젠9 1556X의 경우에도 12코어 24쓰레드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현재 인텔의 하이엔드급 CPU로 분류되는 i7 7700가 4코어 8쓰레드를 탑재했다는 점을 봤을때 AMD가 차세대 '젠' 아키텍처를 통해 인텔과 본격적인 멀티코어 경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엔트리급 CPU인 라이젠3도 보급형 시장을 위해 올 3분기에 출시가 예정돼 있다.

물론 이같은 AMD의 움직임에 인텔 역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진 않을 것 같다. 먼저 인텔 역시 본격적인 멀티코어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에는 없었던 스카이레이크와 카비레이크 기반의 인텔 i9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17에서 그 모습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유출된 i9 시리즈 정보에 따르면 최대 12코어 24쓰레드로 구성되며 중간급인 i9 7820X의 경우 8코어 16쓰레드를 탑재하는 등 기존 i7의 4코어에 비해 코어의 수를 배로 늘리면서 멀티코어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인텔의 프로세서 시나리오 상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커피레이크가 이르면 올 8월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기본 6코어 12쓰레드로 예상되는 차세대 커피레이크 기반 프로세서를 반년 가량 계획보다 일찍 출시한다면 인텔도 AMD의 라이젠 시리즈를 필두로 한 멀티코어 경쟁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끝으로 AMD는 그동안 볼모지로 여겨졌던, 서버용 CPU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MD가 내달 중 서버용 CPU 에픽을 통해서 그동안 인텔 제온이 독점하고 있는 CPU 시장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 제온에 비해 더 많은 코어와 더 넓은 메모리 대역폭을 지원해 성능에서 더 뛰어나다고 AMD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성능은 둘째치고 인텔 말고는 선택지가 전혀 없었던 서버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이상효 부장은 "향후 CPU 시장에서는 멀티코어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AMD는 지속적으로 인텔보다 앞선 멀티코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텔 관계자는 "인텔은 경쟁사의 제품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인텔의 제품 출시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일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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