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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최악 가뭄에 피해 확산…모내기 미루고 공장 가동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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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충남 강수량, 평년치의 60.2% 수준인 143㎜ 불과

석유화학 밀집한 대산단지 공업용수 부족 위기상황 처해

조업중단시 직접 피해만 日466억…해수담수화시설 시급

보령댐 저수율 10.9% 사실상 기능 상실… 농업용수 비상

서산 등 간척지 저수지들도 염도↑ 모내기 불가능한 상황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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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의 천수만 A지구 간척지의 농업용수원인 간월호가 계속된 가뭄으로 저수율이 44%에 머물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충남 내포=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중부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충남지역 농가는 물론 산업계까지 피해가 확산될 위기다.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품목인 석유화학업종이 밀집한 대산임해산업지역 내 공업용수마저 부족 사태로 조업 중단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충남 태안과 서산, 보령, 서천 등 서해안 일대 간척지를 중심으로 염도가 급상승하면서 농업용수로 사용이 불가능해져 지역농가들이 모내기를 늦추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견인 대산단지, 조업 중단시 천문학적인 피해 불가피

24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지역의 올해 1~5월 강수량은 평년치의 60.2% 수준인 143.4㎜에 불과하다.충남지역 내 898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4% 수준에 그쳤다. 특히 당진 대호호 역시 저수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산임해산업지역(대산단지)에 공급 중인 공업용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대산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은 현재 아산공업용수도(아산정수장)를 통해 하루 11만 9000㎥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와 삼성토탈, 호남석유화학, LG화학, KCC 등 석유화학 5개 기업은 아산공업용수도와 함께 자체 정수 시설을 갖추고, 인근 대호호에서 하루 16만 9500㎥를 취수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된 가뭄과 함께 봄철 농업용수 사용이 늘면서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현재 대호호 저수율은 34.6%로 전년대비 50.5%포인트, 평년 저수율(66%)와 비교해도 31.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급격한 저수율 감소로 인한 수질 저하와 염도 상승 등으로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까지 수질이 나빠졌다는 점이다.

대산단지 내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수위 감소가 지속된다면 대호호 물을 사용 중인 대산단지 5개 기업은 내달경 용수공급이 위기 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 공급 중단 시 대산단지 5개사의 매출 손실액은 하루 466억원이며, 수출 중단에 따른 국내외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아산공업용수도 및 광역상수도를 활용한 추가 용수 공급 방안과 함께 대호호 수위 유지 방안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산단지 입주 업체들은 “심각한 가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들이 대부분 단기처방에 불과해 중장기적으로 해수담수화시설 건립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속타는 농심(農心)… 지난해 쌀값 폭락에 이젠 모내기 걱정까지

충남 서북부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은 연일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보령댐의 저수율은 10.9%로 사실상 댐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충남 서산의 대규모 경작지인 천수만 A지구의 농업용수원인 간월호도 저수율이 44%로 평년 저수율(82%)의 5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서 농업용수로 활용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충남농업기술원이 최근 서산 A지구 농업용수원인 간월호 염도를 측정한 결과, 4000ppm으로 영농 한계치인 2800ppm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농가에서는 뾰족한 대책없이 모내기를 미뤄놓고 있는 상태다. 밭작물 역시 오랫동안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타들어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충남도는 24일 남궁영 행정부지사 주재로 시·군 농업용수 담당 부서장,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가뭄대책 추진 상황 보고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총사업비 477억원을 투입해 상습 가뭄 지역에 대한 다목적 용수 및 농촌 생활용수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한 하루 3만 1000㎥의 물을 대청댐과 용담댐에서 끌어와 충남 당진과 서천에 공급하는 한편 5개 시·군에 긴급 급수 대책을 마련·추진한다.

장기 대책으로는 지난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대산임해산업지역에 대한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강~예당지 농업용수 이용체계 재편 사업의 추진을 의결했다.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그간 관정 개발과 저수지 물 채우기 등 용수 확보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적은 강수량으로 용수 부족 상황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서산·보령 등 서부지역의 가뭄 상황이 심각한 실정”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가뭄이 지속될 경우 내달에는 더욱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각 관련 부서와 지자체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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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대호호 물이 급격히 줄어들며 대산임해산업지역 내 기업체들이 공업용수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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