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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새정부 경기부양 기대감…자취 감춘 부동산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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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개선·규제축소 가능성에 집주인들 매물 거둬…"하반기 부동산 정책 나오기전까지 분위기 이어질 것"]

머니투데이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시장에 매물이 없어요.”(송파구 잠실동 D공인중개소 대표)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심리적 위축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 특히 실물경기가 개선되고 규제보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매수수요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구체적인 부동산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부동산114의 수도권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1주차인 5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4% 올라 전주(0.1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재건축아파트가 0.36%, 일반아파트도 0.22% 올라 상승폭이 전주(0.11%)보다 2배 커졌다. 전세가격도 재건축 이주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0.09% 올랐다.

최근 시장에선 매물도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A아파트를 팔기 위해 내놓은 이씨(41)는 “공인중개소로부터 전화를 하루에도 몇 번을 받는다”며 “처음보다 호가를 올렸지만 더 오를 것 같아서 일단은 계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L공인중개소 대표는 “호가를 올려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찾는 사람은 늘었는데 매물이 귀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해 정부 출범 이후 84㎡ 아파트는 5000만원 이상 올랐다”며 “하반기 규제 발표 전에 매수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공약의 구체화 가능성, 경기부양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이 심리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일종의 투자시장이 됐다”며 “이상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도 국토균형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공약으로 언급된 지역을 중심으로 들뜬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종시의 행정수도 역할 강화와 김해신공항사업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 정부의 대표적 부동산정책인 ‘도시재생 뉴딜정책’도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였다. 기존 재개발·재건축보다 소규모의 정비사업이 활성화하면 그동안 부동산시장에 악재로 여긴 아파트 과잉공급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에 50조원을 투입해 도시 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도 경기부양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들은 앞다퉈 도시재생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잇단 개발 소식도 시장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역을 통일시대 유라시아망 교통 허브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서울역 통합개발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정부-지자체 간 갈등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용산개발사업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다음달 알짜배기 땅인 용산 유엔사부지 매각입찰에 돌입한다.

지금의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장에서는 지금 당장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이유를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만 보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지금은 기대심리가 너무 높다”며 “하반기에 금리인상 가능성과 입주물량 공급,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규제가 나오면 분위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서울은 공급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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