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상장을 앞둔 하림그룹 순수지주회사 제일홀딩스가 높은 자산가치를 통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희망공모가 밴드가 동종업계대비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갖췄다는 평가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일홀딩스는 희망공모가 밴드로 2만700~2만2700원을 제시했다. 최상단인 2만27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될 경우 상장 뒤 시가총액은 1조6052억원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59배다.
계열사 보유 지분 등을 포함한 제일홀딩스의 순자산가치는 2조2359억원으로, 지주회사 할인율 20%와 평가액대비 할인율 18.2~10.3%를 적용해 희망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제일홀딩스는 국내 증시 첫 순수지주회사 IPO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인 만큼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제일홀딩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 밴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다른 순수지주회사와 비교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다른 순수지주회사 PBR을 살펴보면 LG 0.89배, GS 0.71배, 코오롱 1.1배, 녹십자홀딩스 1.1배 수준이다. 제일홀딩스가 공격적으로 IPO를 진행할 경우 상장 뒤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보수적인 태도로 공모가 책정에 나선 셈이다.
또 제일홀딩스의 경우 상장 뒤 이르면 내년 하림그룹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와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추가적인 자산가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림홀딩스는 엔에스쇼핑 등 하림그룹 계열사 지분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합병할 경우 제일홀딩스의 자산가치가 수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림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사료, 양계, 양돈, 유통, 물류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각 계열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고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창업 이후 중소·중견기업을 거쳐 30대그룹에 진입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최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기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에 힘입어 지주회사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도 제일홀딩스에 긍정적이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제일홀딩스 IPO 주관사인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의 청약 수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제일홀딩스의 자산가치가 뛰어나고 하림그룹의 향후 성장성을 고려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넷마블게임즈를 시작으로 아이엔지생명이 국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청약 수수료를 받았다. 코스닥에선 현재 IPO 절차를 진행 중인 삼양옵틱스에 이어 제일홀딩스가 두 번 째다.
제일홀딩스는 오는 6월 12일 기업IR을 거쳐 12~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9~20일 청약을 받는다. 6월 안에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제일홀딩스의 경우 순자산가치 기준에서 IPO 할인율과 지주회사 할인율을 함께 적용하면서 실제로는 4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셈"이라며 "하림그룹의 성장성과 각 계열사의 시장지배력, 주력 사업 수직계열화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IPO 과정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투자자 청약수수료를 받는다고 해도 제일홀딩스의 가치를 인정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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