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강국코리아 2017 ②-1]수출입은행 프놈펜 사무소, 다양면 발전 위한 원조 방향성 제시 ]
마무리 포장 작업만을 남겨둔 캄보디아 바탐방주 지방도로 개선사업 작업 현장. 한국수출입은행의 EDCF 수주를 통해 한신공영이 지난 10월부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한신공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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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중서부 바탐방주(州) 4번 지방도로는 현재 마지막 포장작업만 남겨둔 상태다. 주도 바탐방을 출발해 도로를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예전 같았으면 생각도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다. 도로 개선 공사를 맡고 있는 한신공영의 송주명 현장소장은 "착공 전 현장을 확인하러 갔을 때는 꼬박 7시간이 걸렸다"며 "도로라고 했지만 도로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지방도로의 90%는 아직도 비포장도로다. 폭우가 쏟아지면 차량 통행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길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급진 좌익단체 크메르루주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로 인프라는 캄보디아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캄보디아에서 도로망 정비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발굴하는 이유다. 지난해말까지 승인된 캄보디아 EDCF 21개 사업 중 도로 등 교통 분야 지원사업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승인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46.7%로 절반에 육박한다.
현재 캄보디아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방도로 개선 사업에서 수은은 3개주에 걸친 도로를 담당하고 있다. 수은이 맡은 지방도로의 총길이는 311km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에 맞먹는다. 수은은 2013년 10월 도로 개선을 지원해 달라는 캄보디아 정부의 신청을 받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차관계약을 맺고 지난해 10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이번 지방도로 개선 작업은 EDCF를 통해 국내 기업이 현지에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로도 꼽힌다.
EDCF처럼 선진국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도국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는 개도국의 경제 발전 지원이 목적이지만 자국 기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중요한 기회도 된다. 개도국 원조 경쟁이 치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장이 있어야 향후 기업들의 진출폭도 넓어지는 만큼 효과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게 수은의 입장이다. 장윤수 수은 프놈펜 사무소장은 "캄보디아는 아직 IT(정보기술)과 통신에 대한 투자 수요가 낮지만 기본적인 인프라 개선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지면 한국 IT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캄보디아 원조 경쟁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캄보디아 전체 원조액의 26%를 차지하며 2010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규정에 따라 지원 협약을 맺어야 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달리 비회원국인 중국은 거액의 원조금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중국의 이같은 행보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의 동남아 종착점으로 캄보디아를 생각하는 시진핑 정부의 거대한 계획과 맞닿아 있다.
수은은 캄보디아가 경제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발전하도록 뒷받침하는데 원조의 초점을 두고 있다. 도로 개선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도로는 단순히 이동을 편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교육과 보건 등에 대한 접근성도 크게 높여준다. 캄보디아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통학의 어려움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신공영의 송 소장은 "도로 건설은 이동의 편의성을 높여 주민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 준다"며 "도로 공사로 크고 작은 불편이 있지만 현지 주민들이 적극 도와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수은의 향후 신사업도 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서 캄보디아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올해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에서 차관을 받아 국립대학병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보건분야의 강점을 수은이 끊임없이 설득한 결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캄보디아는 보건분야는 무상지원만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수은은 현재 국립대학병원 건설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수은의 장 소장은 "캄보디아가 보건분야에서 차관을 받는 것은 한국이 최초"라며 "국립대학병원 건설 사업에는 건설업체뿐만 아니라 병원도 함께 들어와야 하는 만큼 캄보디아 의료까지 책임지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엠립(캄보디아)=주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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