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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교황 비난했던 트럼프, 만나서는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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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예측 못할 두명이 만났다"

트럼프 회담후 "말씀 안 잊겠다"

"예측할 수 없는 두 명이 드디어 만났다"

CNN은 2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교황 관저에서 이뤄진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이렇게 전했다. 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이민 제한 등 문제를 놓고 의견 대립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교황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큰 영광"이라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교황에게 인사를 전했다. 중동을 방문할 때 히잡을 쓰지 않았던 멜라니아와 이방카는 여성들이 바티칸을 방문할 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입는 검은 드레스 차림에 검은 미사보를 썼다.

교황의 개인 서재에서 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교황은 트럼프에게 교황청이 2015년 발행한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관한 회칙 사본과 교황의 신년 평화 메시지, 로마 예술가가 만든 올리브 메달 등을 선물했다. 교황이 올리브 메달에 대해 "평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황은 슬로베니아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남편에게 먹을 것은 무엇을 주느냐. 포티차(슬로베니아의 전통 디저트)?"라고 물었고, 멜라니아 여사는 웃으며 "맞는다"고 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과 헤어지면서 "오늘 한 말씀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트위터에도 "교황을 알현한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썼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두 사람이 생명과 종교, 양심의 자유를 위해 함께 헌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교황 알현에 이어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만난 뒤 25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다.



[오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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