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대반야바라밀다경 추정"
남원 실상사 건칠불좌상을 3D-CT 촬영하자 속에 담긴‘대반야바라밀다경’이 나타났다. /불교문화재연구소 |
포항 성모병원 3D-CT(컴퓨터 단층촬영) 촬영실. 가부좌를 튼 불상이 장비 위에 눕혀졌다. 그러고는 환자처럼 머리를 촬영했다. 촬영 결과 불상 머릿속에는 금가루 또는 은가루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들이 겹쳐 있는 듯한 사진이 나왔다.
전북 남원 실상사 극락전에 안치된 15세기 조선 시대 건칠불좌상의 머릿속에서 14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경이 발견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불상을 3D-CT 장비로 촬영하는 과정에서 도토리 물을 들인 닥나무 종이에 은(銀)물로 글씨를 쓴 '대반야바라밀다경'을 찾아냈다고 24일 밝혔다. 건칠불(乾漆佛)은 삼베나 종이로 만든 틀 위에 옻칠을 해서 완성하는 불상이다.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은 "2005년 X선 촬영을 했을 당시 머릿속에 복장물(腹藏物·불상 안에 넣는 물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정체는 몰랐다"며 "작년 3D-CT 결과 금속성 물질로 글자를 쓴 종이가 접혀 있다는 것을 확인해 수습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불경은 '대반야바라밀다경' 중 한쪽 분량으로 크기는 가로 11.8㎝, 세로 30.6㎝이다. 경전을 감정한 송일기 중앙대 교수(문헌정보학)는 "경주 기림사 비로자나불에서 수습한 대반야바라밀다경(보물 제959호)과 본문 글씨체가 닮았고 표지 연꽃 문양이 비슷해 14세기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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