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축구중계 5G VR 서비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 때 관중석에서 KT 모델들이 ‘360도 VR’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KT 제공 |
5세대(5G) 통신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중계 방식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피겨와 봅슬레이 등 겨울올림픽 종목과 야구에 이어 축구에도 5G 중계 시범 서비스가 선을 보였다. KT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맞아 공개한 5G 미디어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KT는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에 맞춰 현장에 5G 미디어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KT는 이번 U-20 월드컵이 열리는 6개 경기장 중 한국대표팀의 예선경기와 결승전이 열리는 전주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5G 시범망을 설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경기장에 설치한 전용 카메라와 5G 기지국을 자사의 시설과 연동한 것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외부에 설치된 체험존의 주된 서비스는 ‘360도 가상현실(VR)’과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였다. 360도 VR는 골대 뒤에 설치한 5대의 VR 전용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여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머리에 쓰는 VR 영상기기)를 쓰고 화면을 보니 골대 바로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시선으로 경기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뒤를 돌아다보면 붉은 악마의 응원 모습도 바로 앞에서처럼 볼 수 있었다. HMD가 없더라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FIFA U-20 WC 2017 VR 플레이어’ 앱을 내려받으면 실제 경기 중 화면을 볼 수 있다. 향후 가장 가까운 때에 열리는 경기는 26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한국 대 잉글랜드전이다.
다만 화질이 몰입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흠이었다. KT 측은 “360도 모든 방향의 화면을 다 합쳐서 4K(풀HD 해상도의 4배)로 제공하는데 이 중 시야에 들어오는 부분만 보게 되기 때문에 현재 화질은 SD(저화질)와 풀HD의 중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카메라의 성능도 8K, 16K 등으로 좋아지고 그에 맞춰 네트워크와 단말기의 성능도 좋아져야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이나 선수를 선택해 다양한 각도에서 정지 화면을 돌려볼 수 있는 기능이다. 영화 ‘매트릭스’로 유명해진 영상 촬영기법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경기장 주변에 94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이 중 20대는 모바일용으로, 74대는 방송 중계용으로 썼다.
모바일 사용자는 골대 부근의 화면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재생되는 영상을 보다가 멈출 시점을 선택하고 이후 화면을 좌우로 돌리면 시점이 이동한다. 360도 VR가 정지된 장소에서 카메라를 돌려 보는 식이라면 타임슬라이스는 카메라의 위치가 변하는 셈이다.
선수들이 공을 둘러싸고 뒤엉켜 공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 등에서 쓰면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일 열린 한국 대 기니 경기에서 어시스트 직전에 공이 골라인을 살짝 넘어 골 판정이 취소됐던 상황 같은 때다. 공에 초점을 두고 시점을 좌우로 움직이면 공이 가장 잘 보이는 화면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는 설치하지 않았지만, 만약 카메라를 상하 방향으로 설치한다면 시점을 위아래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화면 가장자리 부근에는 초점을 둘 수 없는 점이 다소 아쉽다.
KT는 현재 개발된 5G 단말기의 모습도 공개했다. 올해 2월에 공개된 단말기는 두 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컸지만 이날 공개된 것은 그의 4분의 1 정도로 작아져 작은 손가방 정도였다. KT 관계자는 “평창 겨울올림픽까지는 현재 스마트폰 크기의 단말기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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