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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사설] 하나도 변한게 없는 中 우리는 더 당당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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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중국, 일본에 파견했던 특사단을 어제 만나 활동 결과를 보고받았다. 미국과 중국 특사단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된 현안을, 일본과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각각 확인한 상대국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 주요국에 특사를 보낸 것은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를 설명해 공감대를 넓히면서 전향적으로 상호 관계를 발전시켜 가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기대와 달리 현안에 적지 않은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새 정부가 외교안보 진용을 갖춘 뒤 헤쳐나가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음을 읽게 하니 결코 편하지 않다.

중국을 방문한 이해찬 특사에게 시진핑 주석이 면담 때 좌석 배치에서 외교적 결례에 가깝게 냉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불쾌한 일이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사드 보복 조치를 속히 해제해야 한다고 이 특사가 말하자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노력하겠다는 답을 했다지만 중국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를 양국 관계 발전의 걸림돌이라며 중국의 우려 사항을 존중해 조치를 취하라고 오히려 공세적으로 나왔다. 국가여유국에서 취한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중단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사실상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할 정도라니 우리 측이 일방적 희망 섞인 기대에 빠져 있다면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

사드로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문재인정부 출범을 계기로 해빙 조짐을 보이고 아울러 중국의 보복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최대한 신중함을 견지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쪽의 사드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압박하려고 이미 취하고 있는 보복 조치를 실질적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 오히려 다각도의 대비를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특사 파견은 양국 간 대화의 물꼬를 튼 정도로 보고 앞으로 더욱 치열한 외교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갖는 경제적 중요성으로 쌓인 막연한 기대와 우호적인 감정은 사드 갈등에서 그 허상을 분명히 확인했다. 중국의 본모습을 냉철하게 파악한 뒤 양국 관계에 한층 더 당당하게 대응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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