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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소프트M]인터넷銀 '대환론'에 고심…시중은행들 "있을 때 잘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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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대환론'이라는 은행 상품이 있습니다. 대환론은 다른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는 조건으로 돈을 대출해 주는 상품입니다.

대환 대출을 하려면 '고객이 새로 빌린 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기존 대출을 갚는다'라는 담보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고객이 빌린 돈을 다른데 쓰지 못하도록 A은행에서 B은행으로 바로 돈을 이체해주면 되지 싶은데요. 신규 은행은 제3자라서 직접 채무를 변제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신규 대출을 내주는 은행의 직원들이 새로 만든 통장을 들고 고객들이 기존 대출을 갚는 현장에 따라갔다고 합니다. 핀테크(금융+기술)가 어마 어마하게 발전된 시대지만, 여전히 그렇게 했다고 하네요. 왜일까요.

쉽게 말해 대환 대출은 더 좋은 조건을 주고 타 은행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대출을 내줬던 은행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방어를 했겠죠.

물론 기술적으로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기존 은행이 신규 은행에서 돈을 이체 받을 가상계좌(고객명의)를 만들어 주고 지급정지를 걸어주면 신규 은행 직원이 힘들게 따라다닐 필요없이 간단하게 고민이 해결됩니다.

하지만 내 고객을 빼앗아 가는 경쟁 은행에 '누워서 떡먹여 줄' 은행은 없었죠. 시중은행들의 눈물겨운 밥그릇 지키기 일까요, 아니면 고약한 심보일까요.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전문은행은 곤혹스럽습니다. 따라다닐 직원도 영업점도 없기 때문이죠. 더 좋은 사람에게 간다는 고객은 쿨하게 보내줘야죠. 신선하고 매력적인 금리를 가진 다른 은행에게 떠난다는 고객에게, 택시(가상계좌) 태워 보내 줄 은행 어디 없나요.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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