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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中 ‘부정부패 저승사자’ 왕치산, 처제의 美 호화주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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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때 왕서기 건설은행장 재직

장인 부정축재 연루 가능성까지

시진핑 부패 척결 업적에 흠집

당대회 앞두고 권력투쟁 시각도
한국일보

왕치산의 처제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저택. 월드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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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부정부패 저승사자’로 통하는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부패 연루설이 확산되고 있다. 그가 올 가을 2기 체제 출범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프랑스 국제라디오(RFI)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화교 매체인 월드저널을 인용해 왕 서기의 처제인 야오밍두안(姚明端)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534만달러(약 60억원) 상당의 호화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저널은 부패 혐의로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대주주가 폭로한 내용을 바탕으로 부동산 등기자료를 열람한 결과 왕 서기의 처제가 문제의 주택을 1996년에 구매한 사실을 밝혀냈다.

월드저널은 특히 야오밍두안이 해당 주택을 구매할 당시 왕 서기가 건설은행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사실에 주목했다. 부정축재한 재산을 빼돌렸을 개연성 때문이다. 월드저널은 왕 서기가 아니라 그의 장인인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왕 서기의 부패 연루설은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시 주석이 취임 직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부패 척결 드라이브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시 주석이 부패 척결을 1인 지배체제 강화의 주된 기제로 삼아왔던 만큼 현 정권의 정통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北京) 정가에선 왕 서기 부패 연루설을 오는 11월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둔 계파 간 권력투쟁의 본격화로 분석하는 시각도 많다. 사정 작업에 불만을 품은 세력의 반발이 조직화하는 차원이거나 왕 서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연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올초부터 시 주석의 3연임과 왕 서기의 지도부 잔류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이후 왕 서기의 부패 연루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시 주석의 권력 장악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당대회를 겨냥한 계파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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